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못내는 주요기업 2배 증가...이자보상배율 반토막

-영업익 -26%… 이자비용 68% ↑
-이자보상배율 2년 만에 반토막
-74곳이 영업익으로 이자 못내

서울 빌딩숲 사이로 해가 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와 높은 금리로 이자비용이 2배 가까이 증가해 주요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이 반토막 났다. 기업의 실적을 이자보상배율로만 판단할 수는 없지만 우리 경제에 주는 위기신호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26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기준 상위 500대 기업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최근 3년 실적이 비교가능한 265개 기업들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2714조7565억원으로 전년대비 27조6189억원 줄어 -1%로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3조407억원으로 전년 153조3708억원에 비해 40조3300억원(-26.3%)나 줄었다.

 

동시에 이자비용은 2022년 31조1078억원에서 지난해 52조2785억원으로 68.1%나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은 4.9에서 2.2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2021년 이들 기업의 이자보상배율(9.2)과 비교하면 2년 만에 4분의1 이하로 악화했다. 은행, 보험 및 금융지주는 제외했으며 증권, 카드사의 실적 및 이자비용은 분석에 포함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부채 상환능력을 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배율이 낮아지면 재무구조가 나빠진 것으로 추정한다. 특히 1 미만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이하인 기업은 조사대상기업의 27.9%인 74개로 전년(55개)보다 19개 늘었다.

 

특히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32개에 달했다. 태광산업(-20.2), 현대미포조선(-12.1), 신세계건설(-11.0), HJ중공업(-3.6), 현대리바트(-2.6), LG디스플레이(-2.5), 이마트(-0.1), 롯데쇼핑(0.9)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비용만 따지면 가장 많은 기업은 한국전력공사로 지난해 4조2458억원으로, 전년(2조5177억원) 대비 68.6%나 증가했다. 그나마 영업이익 적자폭이 -32조6551억원에서 -4조5416억원으로 대폭 감소해 이자보상배율도 -12.9에서 -1.07로 개선됐다. 현대자동차도 4조237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57.2%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9조8249억원에서 15조′1269억원으로 증가해 이자보상배율은 3.6을 유지했다.

 

이자비용이 감소한 기업은 조사대상기업의 10%가 채 되지않는 24개 기업으로 감소액 순으로 HMM(1756억원↓, -58.6%), KG모빌리티(324억↓, -97.1%), 기아(294억원↓, -13%), HDC현대산업개발(286억원↓, -27.7%) 등의 순이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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