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들이 스포츠 중계에 뛰어들면서 유료화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고 있다. 최근 물가가 치솟으며 지갑 걱정이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의 신조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31일 IT업계에 따르면 OTT 플랫폼이 성장 정체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스포츠 중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급성장을 거듭했지만 엔데믹 이후 가입자 수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대대적인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서 스포츠를 꺼내든 것이다.
실제 여러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중계에 나서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한국 프로축구(K리그) 중계,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MLB) 서울 시리즈 등을 개최했으며, 티빙도 올해부터 한국 프로야구(KBO)에 뛰어들어 모바일 독점 중계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OTT 플랫폼 가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 메조미디어가 발표한 ‘2024 OTT 업종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실시간 스포츠 중계가 OTT 구독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5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OTT 실시간 스포츠 중계 시청 빈도 질문에서 ‘일주일에 1회 이상 시청한다’는 비율도 47%로 가장 높았다.
이와 함께 OTT 플랫폼들이 스포츠 중계에 투입한 투자금을 회수하고, 누적된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구독료를 속속 인상하고 있다. 티빙이 대표적이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 줄줄이 구독료를 올리고 있다.
문제는 스포츠 중계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연이어 자막 실수, 중계 일시중단 등 사고가 이어지고 있어 일각에서 “무리하게 중계권을 확보한 것 같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지난 24일 티빙은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가 6대 6으로 접전을 벌이던 9회 초에 중계가 약 1분간 중단되는 사고를 냈다. 당시 게시판에는 “중계권을 넘겨라”라는 등의 지적이 이어졌고, 실수를 한 직원은 자진 퇴사했다고 알려졌다. 최용현 KB증권 연구원은 “야구 중계를 시작한 티빙의 서비스 성과는 현 시점에서 기대 이하”라며 ”코어 야구 팬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빠르게 고도화하여 이탈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시에 사는 40대 최 모씨는 “프로야구를 포함해 스포츠 중계는 스트레스를 푸는 하나의 창구였는데, 유료화가 되면서 시청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됐다”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유료화로 전환하는 것은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하게 OTT로 전환하는 것은 당장 눈앞에 돈만 보고 좇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