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업계의 올해 과제는 ‘미래 산업 육성’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새 먹거리로 로봇과 전장사업을 택했다. 주주총회에서도 그 뜻을 드러냈다. 전문가 영입은 물론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하는 사업 계획들을 나열했다.
◆“신사업 조기 발굴 주력”
삼성전자는 ‘로봇 분야 최고 전문가’로 통하는 조혜경 한성대 AI(인공지능)응용학과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 것을 필두로 올해 로봇, 전장 사업을 강화한다. 전사적 AI 기술을 고도화해 로봇을 비롯해 차세대 전장, 디지털 헬스 등의 신사업을 적극 육성할 방침이다.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겸 대표이사(부회장)은 “다양한 신제품, 신사업,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조직과 추진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로봇 등 사업의 전담 조직 구성과 함께 투자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도 고부가 산업군의 역량을 강화한다. 품질 강화, 생산성 향상, 원가구조 개선 등을 토대로 내부 효율을 높이고 AI, 서버, 전장용 매출을 확대해 고성장·고수익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선 AI용 반도체 첨단기판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를 하반기부터 양산한다. 또 전기차용 고압 MLCC(적층세라믹캐패시터)를 개발하고 전장용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전기가 과거엔 모바일과 IT 위주 회사였다면, 전장을 매출 비중 20% 이상으로 늘리면서 자동차형 부품 회사의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전다.

◆“전장 1위 목표…로봇 선행기술 검토”
LG전자도 전장과 로봇 분야를 주목한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자동차 부품 사업의 매출이 지난해 10조원을 넘었고 매출 비중도 12%를 향해 가고 있다”며 “상반기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램프 등이 전장사업의 세 가지 축이다. 2030년까지 매출 20조원 이상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로봇사업에도 시동을 걸었다. 조 사장은 “최근 AI 자율주행 로봇 개발하고 영업을 하고 있는 베어로보틱스에 6000만 달러(8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광학솔루션사업 글로벌 톱인 LG이노텍도 전장 사업 1위를 꿈꾼다. LG이노텍은 글로벌 모빌리티 부품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맞아 모바일 분야에서 쌓은 독보적인 카메라 모듈 기술 역량을 차량 카메라, LiDAR, Radar 등 센싱 제품으로 확대 적용해 ‘ADAS(운전자 지원 시스템)용 센싱 솔루션’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문혁수 대표이사는 “전장부품사업과 광학솔루션사업간 기술 융복합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AI 시대 급성장 중인 AMR(휴머노이드) 분야에서도 LG이노텍이 기여할 수 있는 영역(센싱, 제어 기술 등)이 많을 것으로 본다. 로봇 관련 선행기술 개발 및 사업화를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