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값 강세에 사과·배 수출↓...바나나·파인애플·오렌지 수입↑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수입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사과와 배 가격이 꺾일 줄 모르고 치솟으면서 수출량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체 과일로 공급 중인 바나나, 파인애플, 오렌지 등의 수입은 대폭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과일 가격 폭등으로 농가의 수입 감소는 물론 국내 과일 생산업계 수출 경쟁력까지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1일 관세청 무역통계와 통계청,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사과와 배 생산량은 39만4000톤(t)과 18만4000톤으로 전년보다 30.3%, 26.8% 각각 줄었다. 특히 사과 생산량은 2011년(38만톤) 이후 12년 만에 가장 적다. 지난해 감소율은 관련 통계가 있는 1980년 이후 역대 최대였으며 배 생산량도 2020년(13만3000톤) 이후 3년 만에 가장 적었다. 공급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니 가격은 오르고 수출량은 하락했다.

 

 올해 1~2월 사과 수출량은 58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2% 줄었다. 특히 2월 수출량은 97.1%나 감소한 4톤에 그쳤다. 지난해 사과 수출량은 전년보다 62.3% 줄어든 638톤으로 관련 통계가 있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1000톤을 밑돌며 역대 최소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더 급격히 줄고 있다. 배도 마찬가지다. 지난 1~2월 배 수출량은 1372톤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2.5% 줄었다.  

 

 반면, 수입 과일의 대명사인 바나나와 파인애플, 오렌지 등의 수입은 대폭 늘었다. 정부가 가격이 높은 사과와 배를 대체하기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직수입 물량을 증가시킨 영향이다. 지난 1~2월 바나나 수입량은 6만2502톤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2.6% 늘었고, 파인애플은 1만2610톤으로 31.5% 증가했다. 오렌지는 9964톤으로 129.6% 증가했다.

 

 정부는 나아가 바나나, 오렌지 등을 3~4월에 집중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직수입 품목도 바나나, 오렌지, 파인애플, 망고, 체리 등 5종에서 자몽, 아보카도, 만다린, 두리안, 키위, 망고스틴까지 포함한 11개로 늘리기로 했다.

 

 한편, 사과와 배 소매가격은 정부 농축산물 할인 지원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사과(후지·상품) 10개 소매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2만 4707원으로 정부의 추가 긴급 지원 직전인 15일보다 9.9% 하락했다. 배(신고·상품) 10개 소매 가격도 같은 기간 4만5381원에서 4만1170원으로 9.3% 내렸다.

 

 다만, 사과(후지·상품) 10㎏ 중도매가격은 지난달 29일 기준 9만2040원으로 15일보다 1.3% 올랐고, 배(신고·상품) 15㎏ 중도매가격은 11만3200원으로 11.9% 상승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사과와 배 소매가격은 8.0%, 53.1% 높은 수준이며 도매가격은 118.2%, 164.4% 각각 높은 상태다.

 

 유통업계는 사과와 배 가격이 이르면 7~8월 사이 햇과일이 출하되면 하향 안정세를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서진 기자 west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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