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상승세 보인 방산株, 중동전쟁에 오히려 약세

이스라엘 중부에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아이언돔 방공시스템이 발사되고 있다. 뉴시스

 

 올 초 상승세를 이어온 방산주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에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중동전쟁의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는 이번 타격이 재료 소진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로 이어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부터 대부분의 방산주가 약세를 보였다. 휴니드가 전날 6.84% 급락했다가 이날 0.14% 소폭 상승했다. 현대로템은 6.25%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1.28% 떨어졌다. 한화시스템 역시 이틀간 각각 -2.40%, -2.51%를 기록했다. 변동성도 컸다. 스페코의 경우 전날 3.41% 하락했다가 이날 4.51% 상승했다. 빅텍 역시 전날 -2.34%를 기록한 뒤 이날 5.00% 상승했다. 반면 한국항공우주는 전날 2.67% 상승했으나, 이날 2.30% 하락했다. LIG넥스원 역시 이틀간 각각 +0.18%, -3.29%를 기록했다.

 

 올 초 까지만 해도 방산주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불안 확대 등 글로벌 지정학적 위기 고조와 폴란드·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호조 등으로 주가 오름세가 나타났다.

 

 그러다 지난 13일 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에 드론과 미사일 300기 이상을 발사하면서 전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모습이었지만, 수혜주로 거론된 방산주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증권시장에서는 방산주가 중장기적으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은 중동 전쟁으로의 확전은 아니겠지만 전선이 넓어지는 미국의 선택에 따라 우리나라 방산 업체에 기회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국들은 중동 긴장 완화를 위한 노력들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라며 “바이든은 대선을 앞두고 중동 이슈에 대한 컨트롤 역량을 평가받을 수 있다는 부담감으로 적극적 대응 체제를 갖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동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방산주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지수 하락에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고 진단하면서 "무기 수출 증가 기대는 이미 연초부터 주가에 반영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펀더멘털에 대한 명확한 방향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며 연초대비 주가 상승 폭이 커 단기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긴장 강화는 사우디아라비아나 UAE 등 수니파 국가들의 군비증강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이들 국가는 천궁II 지대공미사일, 천무 다연장로켓, 현궁 대전차미사일 등의 한국산 무기를 도입한 것이 직·간접적으로 확인된 국가들이라 추가 구매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국제 방산시장에서 우리와 경합 중인 이스라엘이 전쟁으로 생산 차질을 빚거나 자국군 소요분을 우선 생산할 경우 미사일, 로켓, 방공시스템, 레이더 및 전자전장비 등 주요 경합제품의 경우 한국 방산업체들에 유리한 경쟁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탈세계화 및 대립과 갈등 지속되는 가운데 국방예산 증액 추이 지속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방산 추가 수출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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