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韓 경제 1.3% ‘깜짝 성장’…올해 전망치 상향 조정 가능성

건설투자·수출 호조 덕에 시장 예상치 '훌쩍'
해외IB 韓 성장률 상향 속 한은 내달 수정 경제전망 주목

한국은행 제공

 

 올해 1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9분기 만에 가장 큰 폭인 1.3%를 기록했다. 건설투자와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연간 성장률(1.4%)에 육박하는 ‘서프라이즈’를 낸 것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가 2.1% 성장할 것으로 관측했는데, 향후 이러한 전망 수준이 상향될지도 주목된다.

 

 한은이 25일 발표한 ‘2024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1.3%를 기록했다. 2021년 4분기(1.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분기 성장률은 2022년 4분기 -0.3%를 기록한 후 이듬해 1분기 0.3%, 2분기 0.6%, 3분기 0.6%, 4분기 0.6%, 올해 1분기 1.3%를 기록하며 5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유지했다.

 

 올해 1분기 성장률을 지출항목별로 보면 건설투자는 건물 건설과 토목 건설이 모두 늘어 전 분기 대비 2.7%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부진했던 기저효과에 더해 온화한 날씨에 따른 대규모 마무리 공사 진행, 기성 실적 반영 등이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민간소비는 재화(의류 등) 및 서비스(음식·숙박 등)가 모두 늘어 전기 대비 0.8%,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등이 늘어 0.7% 증가했다. 수출도 호조세를 이어갔다.

 

 수출은 IT 품목을 중심으로 0.9% 늘며 세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수입은 전기장비 등을 중심으로 0.7%,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줄어 0.8% 감소했다. 특히 설비투자는 항공기 도입이 예정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운송장비가 부진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1분기 실적만 보면 내수가 부진했던 걸 벗어나서 회복세 보였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불확실성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내수 회복의) 지속 여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점에서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이 2024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성장 모멘텀을 회복했다는 평가 속에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거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해외 투자은행(IB)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높여 잡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UBS, 씨티, HSBC 등 일부 IB들은 우리나라의 견조한 수출 실적, 설비투자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UBS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0%에서 2.3%로 0.3%포인트나 높였다.

 

 다음 달 23일 수정 경제전망을 내놓는 한은의 분석에도 시선이 쏠린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2일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였던 2.1%에 부합하거나 상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신 국장은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나 한은 조사국에서 전망했던 성장 경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면서 “성장률 수정 방향성 및 수정 폭에 대한 언급은 조심스럽지만 이러한 부분이 다음 달 수정 경제전망에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경기 판단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월 ‘202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7월 ‘2023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전망치보다는 0.2%포인트 낮은 수준인데, 올해 초 건설투자 및 수출 회복세 등을 고려해 당초 예상치를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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