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급전' 창 카드사, 연체율 9년 만에 최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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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민들의 급전으로 불리는 카드사와 저축은행 사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치솟고 있다.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2014년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으며, 올해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 등 서민 급전을 제공하는 카드사들의 연체율은 심상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카드사의 연체율은 카드 대금, 할부금, 리볼빙, 카드론, 신용대출 등 1개월 이상 연체율을 의미한다. 

 

 회사별로 신한카드의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 대비 0.19%포인트(p) 상승해 2015년 9월(1.68%)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1분기 말 하나카드 연체율은 1.94%로 전년 동기 대비 0.80%p, 우리카드는 1.46%로 전년 동기 대비 0.21%p, KB국민카드 연체율은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12%p 각각 올라 모두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NH농협카드 연체율은 1.53%로 전년 동기 대비 0.19%, 삼성카드는 1.1%로 전 분기(1.2%)와 유사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금리가 유지되고 고물가 등 체감경기가 안좋다 보니 상환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하며 아직까지 연체율이 관리가능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2개월 이상 연체 전이율이 올 1분기 0.41%로 전분기에 비해 0.05%p 하락해 추후 연체율 증가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 연체율은 1.63%로 전년 말보다 0.42%p 상승해 2014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초부터 이어진 3%대 고금리 지속이 올해도 이어지고 있어 저축은행의 연체율 상승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축은행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올 1분기 연체율 또한 7~8%대로 치솟으며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선 저축은행 사태가 일어났던 2011년 6월 당시 연체율 24.7%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연체율은 6.55%를 기록하며 저축은행 사태 이후 가장 크게 상승해 올해도 그 여파가 계속되고 있다. 

 

 저축은행들의 PF 대출과 함께 개인신용대출, 개인사업자대출에서 한계 차주가 증가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다. 

 

 송기종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실장은 “부동산 PF 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 상승이 저축은행 전체 연체율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신용평가 대상 저축은행 중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이 10%를 넘는 곳도 있고, 아닌 곳도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저축은행 연체율이 5.33%였던 당시,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6.35%로 전체 연체율을 1%p 이상 상회했었다.

 

 저축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서민들은 카드사나 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등으로 급전을 구하는 모습이다. 올해 3월 말 카드론 잔액은 역대 최다를 경신했으며, 보험계약대출 잔액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의 지난달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39조4743억원으로 역대 최다였던 2월(39조4743억원) 대비 78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의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71조원으로 전년 말(68조원)보다 3조원, 2021년 말(65조8000억원)보다 5조2000억원 늘었다.

 

 반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저축은행 여신잔액은 102조원으로 1년 전 114조원에서 12개월 연속 줄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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