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침체에도 50억원 이상 초고가 아파트의 거래는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4월 전국 5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총 6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4건)보다 79.4% 증가했다. 직전 4개월인 지난해 9∼12월(51건)과 비교해도 19.6% 늘었다. 특히 1∼4월 90억원 이상에 거래된 건수는 총 11건이었으며, 이 중 2건은 거래가가 100억원을 넘었다.
올해 초고가 아파트 거래는 건수도 많지만 금액대 역시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9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는 지난해 한 해 총 14건이었으나 올해는 4월까지 벌써 11건에 달한다.
올해 1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과 성동구 성수동, 강남구 삼성동 등에서 4건이 성사된 데 이어 2월에는 한남동 한남더힐과 나인원한남 등에서 모두 3건이 95억5000만원∼99억50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 3월에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아파트가 115억원에 거래됐다. 지난달에는 한남동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가 120억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이는 가수 장윤정과 아나운서 출신 도경완 부부가 매각한 주택으로 추정된다. 2021년 3월 이 주택을 50억원에 공동명의로 분양받은 부부는 이 집을 매도하면서 3년2개월 만에 7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초고가 주택 수요층이 고금리나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초고가 주택 거래는 ‘그들만의 리그’”라며 “이런 초고가 주택의 수요층은 현금 자산이 많아 금리 인상기에 오히려 자산이 더 늘어난다”고 짚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