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물가에 편의점에서 한끼 식사를 해결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편의점과 식품업계의 협업 마케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편의점은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식품 브랜드는 전국 편의점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 접점을 확대할 수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국민맥주 ‘카스’ 제조사 오비맥주와 손잡았다. CU는 치맥으로 적합한 바삭한 순살 치킨에 어니언 시스닝, 갈릭 디핑 소스를 올린 안주 간편식 ‘치카스닭강정’을 출시하고 카스와 협업 마케팅을 펼친다. 내달 말까지 카스 맥주 6캔 묶음을 치카스닭강정과 함께 구매하면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지난달 CU가 글로벌 흑맥주 브랜드 ‘기네스’와 손잡고 출시한 짜장 라면, 샌드위치, 안주류 2종은 한달여 만에 10만여개가 판매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해당 상품을 구매하며 기네스 맥주를 동반 구매한 비율은 65.2%에 달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재미있는 소비를 선호하는 펀슈머(fun+consumer)를 적극 공략해 나가고 있다. GS25는 롯데웰푸드와 공동 기획한 스낵 ‘칸쵸타드’를 업계 단독으로 출시했다. 롯데웰푸드 스테디셀러 ‘칸쵸’와 ‘카스타드’를 조합한 상품으로 칸쵸 비스킷 속에 초콜릿 대신 카스타드 맛 크림 필링을 넣었다. 오리온 장수 스낵 ‘썬’에 이색적인 맛을 입힌 ‘썬 대파크림치즈’는 초도 입고 상품이 5일 만에 90% 이상 소진되며 많은 관심을 받았다.
GS25는 또한 스스로 건강을 챙기는 ‘셀프메디케이션’ 트렌드에 맞춰 삼진제약과 액상·정제를 한 번에 제공하는 ‘하루엔진 마그 부스터샷’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MZ세대로부터 섭취가 간편하다는 호평을 받으며 매출이 출시 초기 대비 80.1% 상승했다.
세븐일레븐은 매운 볶음라면을 선호하는 수요에 맞춰 오뚜기 ‘열라면’과 두 번의 협업을 진행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자체브랜드(PB) 라면인 ‘대파라면’에 열라면을 조합한 ‘대파열라면’을 출시해 자체 컵라면 매출 1위에 오르는 등 대박을 터뜨렸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양사는 최근 스코빌지수를 6000까지 높인 ‘열파닭볶음면’을 선보였다. 치킨 전문점 인기 메뉴인 ‘파닭’에 착안한 제품으로 매콤한 맛과 달콤한 맛을 적절하게 조합했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PB라면 전략을 ‘브랜드 협업’으로 정했다. 열파닭볶음면을 시작으로 다양한 협업 PB라면 출시를 기획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간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색다른 재미와 맛을 갖춘 상품을 선보일 수 있다”며 “각 기업은 고객 접점을 확장할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