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의 확산으로 K-뷰티가 외국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수혜를 입은 기업 중 하나가 ‘글램팜’이다. 글램팜은 프리미엄 고데기 브랜드로, ‘한류스타 커버 메이크업’이 유행하면서 대표적인 K-헤어기기로 주목받고 있다.
7월부터 사장으로 정식 부임한 이명현 대표이사(CEO)는 7일 “글램팜은 ‘K-뷰티의 원조, 전 세계 프리미엄 고데기계의 조상’이라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글램팜은 미국·독일 수출용 비행조종사용 헤드셋을 제조하던 언일전자가 만든 브랜드다. 이 대표는 “1990년 미국 바이어로부터 헤어 고데기 제품을 개발 의뢰를 받아 샘플 분석, 시제품 제작, 첫 양산과 수출을 진행하며 ODM 형태로 미국 HAI에 첫 수출을 하게 됐다”며 “첫 공급업체에서부터 제품력을 인정받은 뒤 다른 곳에서 꾸준히 의뢰가 들어왔고, ODM 기업으로 성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구개발을 통한 생산방식을 뜻하는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은 단순 주문자 생산방식인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과는 다르다. 자체개발한 콘셉트 또는 제품을 고객사에 제안한 후 주문받아 완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판매업자가 요구하는 기술을 자체 개발해서 납품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다.
글램팜의 매출 규모는 2020년 307억원에서 2023년 435억으로 성장했고, 올해 6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독보적인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발한 제품 품질과 이를 바탕으로 헤어 디자이너를 중심으로 탄탄히 구축한 브랜딩이 비결이다. 글램팜은 헤어기기 관련 특허 22종, 고데기 관련 디자인권 10건, 해외 특허 1건 및 국내외 지식재산권 191건을 보유하고 있다.
이 대표는 “당사가 보유한 특수 세라믹코팅과 틸팅 쿠션, 그리고 세라믹히터 기술로 모발의 시작부터 끝까지 열이 균일하게 분포돼 모발 손상은 줄이고 윤기는 극대화한다”며 “국내외 고데기 대부분의 핵심 기술인 ‘일정 시간 이후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는 슬립모드’, ‘360도 회전하여 선의 꼬임을 방지하는 3D스위블코드’, ‘언제 어느 나라에서나 사용 가능한 프리볼트’, ‘세계최초 무선고데기’ 등도 당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특허 기술”이라고 소개했다.
미용업 종사자 대부분이 글램팜 고데기를 사용할 정도로 전문가로부터 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기업 자체 조사에 따르면 글램팜은 지난 10년간 전국 11만개 미용실을 대상으로 고데기 50만개를 판매했다.
글램팜의 시그니처 모델은 일명 ‘만능 고데기’인 GP201T(플랫형)/202T(볼륨형)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으로 헤어 디자이너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에게도 인기다. 기존 GP201/GP202 제품보다 더 길어진 발열판과 슬림해진 제품 바디로 탁월한 그립감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그립감의 경우 장시간 사용해야 하는 디자이너 분들을 위해 수많은 목업(mock-up)을 만들어 가장 최적의 사이즈를 구현했다”며 “안정된 제조 기술력(국내 제조와 숙련도 높은 제조인)을 바탕으로 오래 사용해도 잔고장이 없다. 고장이 발생한다 해도 당사만의 딜러 운영과 AS 시스템을 통해 즉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판매는 불과 2년 전부터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올해로 벌써 3회째 ‘소비자 브랜드 충성도 헤어스타일러 부문 1위’ 타이틀을 쥐었다. 입점처도 넓다. SSG·CJ·현대·롯데몰, 쿠팡 등 온라인 종합몰뿐만 아니라 신세계·현대·롯데백화점, 하이마트 등의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CJ오쇼핑, H mall 등 홈쇼핑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19년간 상품기획, 마케팅, 해외 영업 등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마케팅과 채널 확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그는 “최근 온라인에 주력한 결과 글램팜 자사몰과 네이버 브랜드스토어 등 온라인 매출이 B2C 본격 진출(2021년) 2년 만에 177% 성장했다. 흐름에 발맞춰 홈쇼핑과 모바일 라이브, 인플루언서와의 협업을 통한 공동구매 등을 확대하고 있다”며 “고데기뿐 아니라 드라이기, 클리퍼 등 다양한 디바이스와 헤어 에센스, 탈모방지 세럼 등 케미컬 제품군도 확대해 장차 헤어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K-뷰티 열풍을 등에 업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도 크다. 최근에는 중국 거대 유통업체와 총판권을 계약했다. 법인이 있는 미국에서의 투자 및 사업 확장에도 힘쓸 예정이다.
이 대표는 “K-아이돌의 긴 생머리가 유행하면서 미주와 유럽, 그리고 아시아 전역에서 한국인의 윤기나는 머릿결이 선망이 됐는데, 자사 제품은 아시안계 헤어뿐 아니라, 아프리카계 미국인(흑인)들의 곱슬머리를 직모로 펴는 스타일링과 코카시안(백인)들의 섬세한 금발 스타일링에도 특화돼 있다”며 “그간 소비자 전문가로 쌓아온 인사이트와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램팜을 세계적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