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경영쇄신위원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최고조에 달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할 경우 카카오는 사상 처음으로 청수 구속 사태를 맞는다. 최근 정신아 대표를 주축으로 진행한 조직·사업 전면 쇄신에 변수가 작용될 가능성이 있다.
17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 금융조사2부(부장검사 장대규)는 김 위원장에 대해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영장실질심사 기일은 22일이다.
이에 카카오 변호인단은 “김 위원장은 지난해 SM 지분 매수에 있어 어떠한 불법적 행위도 지시, 용인한 바가 없다. 이 건은 사업 협력을 위한 지분 확보의 목적으로 진행된, 정상적 수요에 기반한 장내매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영장 청구에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향후 영장 심문 과정에서 이를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전했다.
앞서 검찰은 카카오가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중 하이브와 경합하던 과정에서 SM 주가를 공개매수 가격(12만원) 이상으로 상승·고정시키려 시세를 조종했다는 의혹을 갖고 조사해왔다. 특히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의 지시 또는 승인이 있었는지 수사해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에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으로부터 소환 조사를 받은 뒤 서울남부지검에 송치됐다. 검찰은 넘겨받은 수사 자료를 토대로 보완수사에 나섰고, 카카오에 압수수색까지 진행했다.
조사 과정에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와 사모펀드 운용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 지모씨 등이 재판에 넘겨졌고,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는 CA협의체의 황태선 총괄대표도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 쇄신에 나선 카카오의 입장에서는 먹구름이다. 카카오는 지난 3월 새 대표이사에 정신아 카카오벤처스 전 대표를 선임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게임즈 등 계열사 대표도 교체했다.
CA협의체도 협약 계열사의 신규 투자 집행·유치, 지분 매각 프로세스를 강화했다. 계열사 준법·윤리경영을 지원하는 독립 기구인 카카오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도 쇄신에 집중했다. 지난달 초에는 인공지능(AI) 전담조직 '카나나'를 신설해 서비스와 모델 개발에 페달을 밟기도 했다.
하지만 카카오 최대 주주이자 창업자인 김 위원장이 구속 기로에 놓이자 이러한 쇄신 작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수사를 의뢰한 금감원은 기소 의견으로 카카오 경영진과 함께 카카오 법인까지 포함해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 이상 형을 받으면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을 잃을 수 있다. 현재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 27.17%을 보유 중이다.
금융당국은 6개월마다 대주주 적격성을 심사한다. 대주주는 최근 5년간 금융관련법, 공정거래법,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신정원 기자 garden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