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년 2개월 만에 전격 인하한 가운데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로 기존보다 0.25%포인트(p) 낮췄다. 2021년 8월 기준금리 0.25%P 인상을 시작한 이후 3년 2개월 만에 나온 인하 결정이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대출 원금·이자 비용 부담이 줄어들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등 가계대출이 증가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상승세가 다소 주춤거리고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또 한 번 들썩이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 은행들의 대출 한도 축소 등 9월부터 본격화한 금융 규제로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하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본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종전 변동금리 주담대 차주나 주택 등 부동산 자산 매입 시 자금조달 이자 부담이 일부 낮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도 “9월 미국 FOMC의 기준금리 빅컷(0.5%P 인하)이후 이미 금리 인하 기대가 시장에 앞서 반영된 바 있고,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 시행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관리 움직임이 더해지며 10월 기준금리 인하 효과 발현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함 랩장은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과 입주장의 갭투자관련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며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택 거래 총량과 매매가 상승 움직임은 둔화할 양상이 커 보인다”며 “연내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진 집값 상승 피로감 누적으로 주택 매매거래 월별 총량은 7월을 정점으로 이미 8월부터 주춤한 상태로 연말까지 이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값에 대한 우려가 나올 수는 있지만 현재로써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로 아파트 가격이 실제 상승하는 데는 장기적으로 2년까지도 걸린다”며 “이 가운데 지금은 금리 인하보다 실제 대출이 필요한 차주들이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가 더욱 중요해진 만큼, 즉각적인 아파트값 상승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여러 고민이 필요한 부동산 재화를 이자 부담이 몇십만원 줄어든다고 덥석 사지는 않는다”면서 “금리 인하 지속에 대한 기대감으로 단기 수요에는 영향이 일부 있을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지금 상황에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