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이 정도면 입장료 본전은 뽑은 것 같은데?”
‘컬리뷰티페스타 2024’를 즐기고 퇴장하는 관람객들의 표정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입장할 때 나눠주는 에코백에 사은품을 가득 채운 모습이었다.
컬리뷰티페스타는 컬리가 뷰티 전문관 ‘뷰티컬리’를 론칭한 후 2년만에 처음으로 개최한 오프라인 행사다. 입점 브랜드들이 한 공간에 모여 각각의 전시관(부스)을 운영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올리브영이 연말마다 진행하는 ‘올리브영 어워즈&페스타’와 성격이 같다. 무신사뷰티도 지난달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무신사뷰티 페스타’를 처음 개최하며 각축전을 예고했다.

컬리뷰티페스타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진행됐다. 컬리 측은 4일간 2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로 첫날 오후 3시에 처음 행사가 오픈된 이후 1시간동안 입장객 수만 2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컬리는 원활한 행사 운영을 위해 관람시간을 오전 10시~오후 2시, 오후 3~7시로 4시간씩 나눴다. 오후 2~3시는 다음 회차 준비를 위한 브레이크 타임이다. 특히 편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고 컬리 측은 자신했다.
기자가 방문한 둘째날에도 열기가 뜨거웠지만 동선을 쾌적하게 구성해 불편이 없었다. 행사는 축구장 3분의 2 크기인 1500평 공간에 열렸는데, 각 전시관 사이 공간이 널찍해 개방감이 느껴졌다. 에스티 로더, 설화수, 랑콤 등의 고급 브랜드가 모인 ‘프레스티지관’과 중소 인디 브랜드 중심의 ‘이노베이션관’으로 공간을 분리한 점도 영리한 선택이었다. 총 90여개 브랜드가 참가했음에도 대기줄을 관리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먼저 이노베이션관의 경우 각 부스는 사실상 팝업스토어에 더 가까웠다. 업체들은 브랜드 정체성이나 대표 제품을 홍보하는 오브제로 부스를 꾸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또 룰렛 돌리기, 럭키 드로우, 스크래치 복권 등에서 행운이 따르면 수 만원에 달하는 화장품 본품을 받을 수도 있었다. 특히 달바, 러쉬, 닥터 브로너스 등 비교적 유명하고 혜택도 풍성하게 준비한 브랜드에 대기줄이 길게 형성돼 있었다. 직원들도 행사 참여 방법과 고객 안내에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컬리뷰티페스타의 차별점으로 보여지는 프레스티지관은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을 연상시켰다. 이노베이션관보다 사람이 적어 더욱 쾌적했지만 엄숙한 분위기였던 점이 아쉬웠다. 마침 오후 5시경 방문하니 발망 헤어 부스에서 헤어 쇼가 진행되고 있었다. 시연에 참여한 선착순 5명의 헤어를 만져주고 선물도 제공했다. 뿌리 볼륨을 살리는 막간 꿀팁도 제공해 유익했다. 키엘, 설화수, 랑콤 등에서는 일주일 정도 사용할 분량으로 구성된 샘플을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주요 고객이 여성인 컬리인 만큼, 행사장에 플라워 바를 마련해 드라이 플라워 꽃다발을 증정한 점도 센스 있었다. 모모스 커피, 인텔리젠시아 부스에서는 행사에 참여하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공받을 수 있어 기분을 전환하기에 좋았다.
컬리뷰티페스타는 타사 오프라인 행사와 비교해 가격대가 높았기 때문에 퀄리티가 궁금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노베이션관의 정가는 3만원, 두 관을 모두 볼 수 있는 통합 티켓은 5만원이다. 이노베이션관 티켓을 1만5000원, 2만1000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1, 2차 얼리버드 티켓은 오픈과 동시에 매진됐다. 통합 티켓 역시 얼리버드 가격이 1차 4만원, 2차 4만5000원으로 더 저렴했다. 얼리버드 티켓을 구매한 관람객들의 만족감이 특히 높았던 이유다. 기자도 전시관을 돌아다니면서 “1만5000원 값은 뽑은 것 같은데?”, “오긴 잘했다” 등의 이야기를 여러 번 들을 수 있었다. 참고로 뮤신사뷰티 페스타의 경우 인디·신생 브랜드가 주로 참여한 점을 감안해도 얼리버드 1만500원, 정가 1만5000원으로 훨씬 저렴했다. 올리브영과 뷰티컬리, 무신사뷰티의 경쟁이 본격화된 만큼 소비자들은 더욱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될 것 같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