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체를 이루고 있는 조직은 끊임없이 증식과 소멸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증식하게 되면 일부가 덩어리를 이루며 혹을 형성하는데, 자궁의 근육층을 이루고 있는 세포가 변형되면서 생기는 혹을 자궁근종이라 한다.
자궁근종은 호르몬에 의해 성장한다고 추정되고 있다. 가임기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여성호르몬의 분비가 가장 활발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기존 환자들의 연령대가 35~45세 사이였으나 최근에는 20대 30대 젊은 연령층에서 발병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해당질환은 대부분 양성종양이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을 초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위치가 좋지 않은 점막하근종이나 개수가 많은 다발성근종, 크기가 큰 거대근종의 경우 생리와 관련된 이상 증세를 유발한다.
대표적인 자궁근종 증상으로는 생리과다와 생리불순, 부정출혈, 생리통이 있으며 하복부 장기를 압박하면서 빈뇨, 요실금, 변비, 골반통, 요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최상산부인과 최동석 대표원장은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의 활동이 활발한 가임기 여성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부인과 질환”이라며 “최근에는 젊은 연령대의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반면 결혼 및 임신 연령대는 높아지면서 자궁근종의 초기 발견의 중요성이 무엇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따. 이어 “다만 초기 자궁근종은 무증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소 자궁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생리와 관련된 증상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약물치료, 비수술치료, 수술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젊은 연령대의 자궁근종 환자라면 추후 임신 계획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궁과 난소의 가임력을 보존하고 유지하는 치료방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약물치료는 호르몬을 조절해 근종의 사이즈를 줄이고 더 이상 성장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치료를 받는 동안에는 임신이 어렵고, 중단할 경우 다시 병변이 성장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근치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병변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데, 과거 개복을 통해 자궁 자체를 제거하는 자궁적출술이나 근종만 제거하는 근종절제술의 경우 정상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어 최동석 대표원장은 “최근에는 개복을 하지 않고 작은 구멍으로 수술도구를 삽입하여 근종을 절제하는 복강경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꼽 주변에 작은 구멍을 내어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인데, 긴 막대기 모양의 기구를 이용하던 기존의 방법과는 달리 로봇팔을 이용하는 로봇복강경수술을 통해 자궁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근종을 제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봇복강경수술은 10배까지 확대가 가능한 광학 줌 카메라와 3D 입체 뷰어를 이용해 병변의 상태를 고화질로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로봇팔은 540도까지 자유롭게 꺾이는 관절을 갖고 있어 어려운 위치에도 접근이 용이하고 보다 정교한 제거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자궁근종 치료 방법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나이와 임신 희망 여부, 폐경 여부, 증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특히 가임기 여성들은 자궁의 기능을 유지하고 가임력을 보존하는 것을 우선하는 것이 중요하며, 재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수술 후에도 식단, 생활습관 관리와 더불어 6개월에 한번 정도는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