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템포 쉬고 싶어 떠나는 여행, 일정표 대신 여유를 챙기자. 여행을 떠날 때마다 ‘인생에 단 한 번’, ‘다시는 못 올 곳’이라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계획할 필요는 없다. 가끔은 아무 계획 없이 그저 머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쉴 수 있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같은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베트남 중남부의 깜라인(Cam Ranh) 지역이다. 베트남의 인기 여행지 나트랑(Nah Trang·냐짱)을 방문할 때 찾는 국제공항도 이 곳에 있다.
어딘지 낯선 지명, 깜라인. 이곳은 본래 어업·농업 중심 지역이었다. 지금도 곳곳에 소박한 어촌마을이 곳곳에 자리한다. 역사적으로 군사적 요충지 역할을 해온 이곳은 이제 럭셔리 호텔의 격전지로 부상했다. 다낭에 이은 핫한 관광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베트남 정부도 깜라인을 스마트 관광 도시로 육성 중이다. 2037년까지 약 260조동(약 14조3520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을 밝혔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그럴만도 한 게, 깜라인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깜라인 만(Cam Ranh Bay)을 낀 평화로운 해안도시다. 이곳 바이다이(Bai Dai) 해변은 17㎞ 길이의 백사장으로 일명 롱 비치로 불린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선정한 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10곳 중 하나에도 이름을 올렸다.

◆가족끼리 와도 부담 없는 풀빌라 리조트
어떤 리조트를 갈까 고민된다면, 래디슨 블루 리조트 깜란은 어떨까.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될 자유를 실현해준다. 모든 요소가 갖춰져 있어 여행 계획을 세울 필요도 없다. 준비할 것은 쉴 마음이다. 연인끼리도 좋고 아이와의 첫 여행을 떠나는 부부, 3대가 함께하는 여행이어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
우선 입지. 깜라인 국제공항에서 차로 5분이면 도착한다는 것 자체가 강점이다. 이동 부담도 줄어든다. 부모님이 피로할까봐, 아이가 칭얼거리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곳 292개 모든 객실이 오션뷰다. 어디서든 파란 바다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해외 여행을 온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리조트는 호텔동과 빌라동으로 나뉘는데 일반 객실과 스위트룸이 256개, 풀빌라가 36개다. 깜라인 어촌마을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을 객실 곳곳에 녹였다.

합리적인 가격도 매력이다. 거실, 침실 2개, 각각 화장실을 갖춘 풀빌라 역시 다른 여행지와 비교했을 때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3대 가족 단위 고객들이 함께 찾기 제격인 이유다. 간단한 조리공간도 갖추고 있어 편의성을 높였다.
래디슨 블루가 벨기에 브랜드인 만큼 유럽인들도 이곳을 많이 찾는다. 점차 한국인 방문객도 증가세다. 캐서린 보 래디슨 블루 깜란 마케팅 팀장은 “2019년 개관 후 5년간 30만 명 이상이 찾았다”며 “올 4월까지 전체 투숙객 중 한국인 비율은 약 60%”라고 밝혔다.

◆수영장만 3개, 프라이빗 비치… 워터파크까지 ‘물놀이 풍성’
관광파 여행자들은 리조트에서 보내는 휴양형 여행이 지루할까봐 걱정하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걱정을 버려도 된다.
우선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환호할 레인포레스트 워터파크가 기다린다. 깜라인 지역 첫 워터파크다.


4480㎡(약 1355평) 규모에 무려 6개의 슬라이드를 갖췄다. 안전요원이 상주하며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성인들이 즐길 수 있는 메인풀, 아이들도 물장구칠 수 있는 키즈풀까지 선택지도 넓다. 저녁이 되면 DJ가 신나는 음악을 들려주는 웨이브스 바도 눈길을 끈다.

프라이빗 비치에서 바이다이 해변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것도 좋겠다. 유유자적 태닝하고 바다에 몸을 담그면 반나절이 순식간에 지난다. 비치발리볼, 풋살을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해질 무렵 해변 앞 드넓은 잔디밭에 펼쳐진 해먹에서의 시간은 꼭 경험해봐야 한다. 일출 시 요가 강사와 함께하는 요가?명상 클래스도 놓치지 말자.

◆한국인 취향에 딱… K-사우나·이그제큐티브 라운지도 갖춰
베트남 여행객들이 강조하는 것이 1일 1마사지다. 이곳 리조트에는 ESC스파가 있다. 동 그란 형태의 건물 외형은 바다를 향해 열린 조개껍데기 모양을 형상화했다고. 각각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11개 트리트먼트 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추천 프로그램은 ‘포핸즈(4 hands) 마사지’. 뭉치고 피로한 부위를 귀신같이 찾아 풀어주는 에스테티션 2명이 동시에 마사지한다.
사우나에서 피로를 푸는 타입이라면 희소식이 있다. 허브 사우나, 아이스방, 히말라야 소금방 등을 갖춘 사우나 시설이 있다. K-사우나에서 영감을 받은 만큼 낯선 공간에서 익숙한 공간의 편안함을 즐길 수 있다. 다만 스파 이용자만 추가로 이용할 수 있다.

이뿐 아니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더 라운지도 있다. 스위트룸, 풀빌라 등 상위 객실 투숙객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리조트 메인 건물 13층에 자리한다. 간단한 스낵과 애프터눈 티, 칵테일 해피아워를 운영한다. 특히 이곳에서 바라보는 바이다이 해변의 전망이 명품이다.

◆망고가 주렁주렁… 전통농가에서 깜라인과 친해지기
먹고, 마시고, 수영하고, 쉬고. 이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리조트 내에서는 깜라인 지역을 더 자세하게 탐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망고 농장 체험이다. 깜라인 지역은 베트남에서 두 번째로 큰 망고 재배지다. 1만 헥타르가 넘는 규모의 평야와 산지에서 망고가 자란다.


리조트에서 차로 20분을 달리면 깜라인 전통 농법을 이어가는 젊은 농부 호아(Hoa) 씨의 망고 농장에 다다른다. 이곳에서는 망고나무에 주렁주렁 열린 망고도 구경하고 갓 딴 망고로 주스와 차, 케이크까지 만드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우선 베트남의 전통 품종인 쏘아이 칸농(Xoai Canh Nong) 망고가 자라는 곳을 둘러본다. 80년 된 망고나무도 건재하다. 망고나무 한 그루에서 수확되는 양은 약 500㎏에서 최대 1톤까지다. 한입 먹어보니 새콤한 맛이 입맛을 돋운다.

다양한 망고 품종이 기다리는 체험관으로 향한다. 웰컴드링크 망고티가 더위와 갈증을 해소해준다. 이곳을 찾은 투숙객은 망고 수확부터 2차 가공까지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망고를 갈아서 말리고 쫄깃하게 먹는 망고 팬케이크 만들기에도 도전해보자.

업사이클링 체험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팅 셰어 밸류(Creating Shared Value) 워크숍도 운영한다. 환경업체와 협력해 투숙객이 사용하고 남긴 비누를 재가공하고, 커피 추출 후 남은 원두 찌꺼기로 숯 바를 만들어 지역 주민에게 기부하는 프로그램이다.
호텔에서 손님이 한번 쓴 비누는 재활용할 수 없다. 문제는 버려지는 양도 많다는 것. 이 비누를 한데 모아 표면을 깨끗하게 세척한 뒤 한데 모아 압축해 새로운 비누로 탄생시킨다. 이를 지역 주민에게 기부해 위생을 증진한다. 상생 의미를 더하는 것은 물론 비누를 만드는 과정도 흥미로워 도전해볼 만하다.

나트랑 시내를 둘러보고 싶다면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시간에 맞춰 다양한 지역을 관광할 수 있다. 커피가 유명한 베트남의 유명 카페와 맛집, 재래시장 담시장을 찾는다면 리조트에서 40분 거리의 롯데마트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롯데마트 역시 간단히 기념품과 간식을 선물하기 좋은 쇼핑 명소다.

◆코코넛 따러 가볼까 … 래디슨 블루 깜란 명물은? ‘꼭 드셔보세요’
이곳에서는 아침마다 직접 갓 딴 코코넛 주스를 마실 수 있다. 리조트 내 코코넛 나무에서는 매일 풍성한 열매가 열리는데, 하루 한번 오전 9시 30분 코코넛 따기 체험이 준비돼 있다.


가이드와 함께 야자수 아래를 걸으며 잘 익은 코코넛을 찾는다. 수확한 코코넛은 그 자리에서 손질해 주스로 마신다. 갓 딴 베이비 코코넛의 신선함이 한입 가득 느껴진다. 조식 식사 후 입가심을 하기에 최고다.

베트남 전통 요리를 즐기고 싶다면 블루 랍스터를 찾자. 이름이 랍스터라고 해서 꼭 갑각류만 시킬 필요는 없다. 구워서 양념한 굴, 새조개 구이 등도 감칠맛이 뛰어나 인기다. 이와 함께 생선을 메인으로 한 월남쌈도 현지인 추천 메뉴다. 단독으로 먹기에는 구이가, 쌈에 곁들이기에는 찐 생선이 맛있다.

한국 친화적인 리조트가 선보인 퓨전요리인 김치 수프도 추천 메뉴다. 김치찌개와 달리 수프로 풀어낸 요리다. 의외로 해장할 때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