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 부상에 시달렸던 손흥민(토트넘)이 마침내 건강하게 돌아왔다. 올 시즌 남은 목표는 단 하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 출격해 생애 첫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것이다.
손흥민은 1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끝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6라운드 홈 경기에서 팀이 0-2로 뒤진 후반 13분 페드로 포로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투입됐다.
공식전 8경기 만의 출전이다. 손흥민은 지난달 11일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독일)와의 UEL 8강 1차전에서 발을 다쳤다. 이후 EPL 4경기와 UEL 3경기 등 총 7경기에 연속 결장했다. 발 부상이라는 것 외에는 정확한 부상 상태에 대해 알려지지 않았다.
가뜩이나 각종 이적설과 토트넘과의 계약 종료설에 시달렸던 상황에 부상 복귀 시기마저 늦춰지면서 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손흥민은 선수단과 동행하지 않은 채 묵묵히 회복에 전념해 왔다.

정확히 한 달 만의 복귀였지만 손흥민의 몸놀림은 가벼워 보였다. 좌우 측은 물론 중앙을 오가면서 득점 찬스를 만들어내기 위해 부지런하게 움직였다. 후반 29분에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문전으로 긴 패스를 연결해 줬으나 득점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쇄도하던 마티스 텔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박스 중앙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손흥민은 이날 32분을 소화하며 슈팅 1회, 패스 성공률 86%(6/7) 등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이날 팰리스 에베레치 에제에게 2골을 내주며 0-2로 패했지만 손흥민의 복귀라는 수확을 얻었다.

물론 손흥민은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도 남겼다. 유효 슈팅이 한 차례도 없었고 4차례의 볼 경합을 실패했다. 이날 경기 뒤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더드가 손흥민에 대해 “복귀해서 마지막 30여 분 동안 뛴 건 토트넘에게 환영할 만한 일”이라면서도 “기량이 예전 같지 않아 보였다. 중앙 공격수로 출전했지만 어려움을 겪었다”고 저조한 평가를 내린 이유다.
이제 관심은 UEL 결승전으로 모인다. 토트넘은 오는 22일 스페인 빌바오 산 마메스 바리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UEL 결승전을 치른다. 토트넘과 손흥민에게 긴 무관의 세월을 끝낼 절호의 찬스다. 토트넘은 2007~2008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7년 동안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손흥민은 2010년 함부르크(독일)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래 2013년 레버쿠젠(독일), 2015년 토트넘으로 이적했으나 아직 우승 경험이 없다.

다행히 손흥민은 UEL 결승전을 앞두고 컨디션을 더욱 끌어올릴 기회가 있다. 토트넘은 오는 17일 애스턴 빌라와의 EPL 37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 뒤 UEL 결승전에 나선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팰리스전을 마친 뒤 “손흥민에게 경기를 출전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건 좋은 일”이라며 “애스턴 빌라전에서 더 많은 시간동안 뛰길 기대한다. 손흥민이 다시 경기에 참여하면 좋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브닝 스탠더드는 “손흥민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1시간 정도 출전하면 UEL 결승에서도 선발로 나서기 위한 경쟁이 될 것”이라며 “토트넘의 주장이자 가장 경험이 풍부하며 뛰어난 클러치 플레이어인 손흥민이 결승 무대에 선발 출전하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애스턴 빌라전에서 좀 더 세련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