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주택담보대출 규제 이후, 정부 추가 정책카드는

 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 14일 기준 4.01%(한국부동산원 아파트 가격 동향) 올랐다. 일명 똘똘한 한 채 등 상급지 갈아타기 움직임이 일고 있는 서초(8.7%), 강남(9.16%), 송파(10.2%)구는 같은 시기 8~10%대 변동률을 보이는 등 그야말로 ‘불장(강세장·Bull market)’이다.

 

 지난 3월 9000여 건 이상 거래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의 과열현상을 진정시키기 위해 강남권과 용산구 일대 40만 호를 토지거래허가구역(올해 3월 24일~9월 30일)으로 묶었으나 한때 주춤했던 거래시장이 5~6월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피해 전세 끼고 주택 매입이 가능한 한강 변 일대(마포·성동·영등포·동작·강동·광진구 등)로 구매수요가 이동하거나, 실수요 위주였던 노원·도봉·강북구 지역까지 가격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서기도 했다. 재건축과 택지개발 호재가 있는 경기도 과천시(7.6%) 일대까지 서울 못지않은 가격상승을 보였다.

 

 집값과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정책 운용을 펼쳐야 하는 정부로선 취임한 지 얼마 안돼 가용한 부동산 정책카드 사용에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7월 금융권의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도입을 통한 대출한도 축소에 더해 6월 27일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금융권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목표를 종전보다 낮추고(올해 7월부터 애초 계획 대비 50% 수준 감축), 수도권과 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을 종전보다 강화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 가는 돈줄을 막는 게 핵심이다.

 

 수도권·규제지역 내 2주택 이상 보유자가 주택을 추가 구매하거나, 1주택자가 기존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추가 구매하는 경우 추가 주택구매 목적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다. 주택담보대출의 최대한도도 6억 원으로 제한하며 6개월 내 전입 의무를 부과해 사실상 대출을 실거주 목적에서만 운용하도록 규제했다. 급등하던 서울 집값 상승에 제동이 걸리면서 단기적으론 거래시장이 숨을 고를 전망이다.

 

 다만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가을철 전·월세 가격상승, 인허가·착공 건수 감소에 따른 주택공급 축소 우려가 만만치 않아 서울 집값 불안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와 같은 서울 집값 불안 문제는 장기적으론 지방 경기회복과 균형 발전을 위해 새 정부가 공약했던 ‘5극 3특’이나 ‘제 2주소지제’ 등 지방 거점개발이 필요하다. 수도권으로 쏠린 주택 수요를 분산함과 동시에 국공유지 활용 및 택지개발,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통한 수도권 주택 공급확대에 집중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역균형 발전과 주택 공급정책은 관련 효과 발현까지 상당량의 시간이 필요한 장기 정책이다. 연내 서울 중심의 가격급등 흐름을 늦추고 투기적 가수요를 진정시키기 위해선 대출 규제 외에 규제지역 지정이 추가 활용될 가능성이 열려 있다.

 

 똘똘한 한 채 또는 상급지 교체 수요가 상당한 서울 한강 변 일대와 경기도에서 집값 상승을 이끄는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 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등으로 묶어 세제, 대출 규제 수위를 높이고 분양시장엔 전매제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겠다. 이 중 일부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어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을 지렛대 삼아 주택을 사들이는 일명 갭투자 수요를 봉쇄하는 방법이 고려될 전망이다.

 

 서울은 연내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인 2만6000여 호 중 실제 분양실적은 25%인 6500여 호(7월 21일 조사기준)에 머물고 있다. 기존 주택시장의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분산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감소 우려에 임대차 공급량도 평년보다 적다.

 

 기준금리 인하 추세로 운용수익을 고려한 전세의 월세화 시장 요구까지 상당할 수 있다. 일단 가격 불안이 커진 서울 주택시장 가수요에 매입 허들을 높여 수요억제란 단기 일침을 주는 등 과열된 시장에 경계감과 함께 수요자 심리를 진정시키는 정책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