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행들이 추가 대출 규제에 나서면서 대출 총량 규제 관리에 나섰다. 서울 집값 상승률과 금리 하락 전망 등으로 가계대출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은행들이 대출 문턱을 낮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원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택담보·전세자금대출 신청을 받지 않는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16일 이미 대출모집인의 8∼9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실행분 접수를 제한한 바 있다. 이날부터 10월 실행분도 접수가 어렵게 됐다. 또 중단 대상인 대출 종류와 지역도 전세자금대출, 전국으로 확대했다.

뿐만 아니라 신한은행은 10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모기지보험(MCI)도 적용하지 않는다. MCI는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이 가능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IBK기업은행도 대출 빗장을 걸어잠갔다. 다른 은행에서 갈아타기 방식으로 넘어온 대면·비대면 전세대출을 제한하고 비대면 전세대출(i-ONE 전세대출 고정금리형) 금리 자동 감면 폭도 0.20%포인트 줄였다.
6·27 가계대출 규제 시행 이후 이러한 은행들의 추가 대출 억제에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 폭이 전월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서울 집값 상승률과 금리 하락 전망 등에 따라 아직 가계대출 증가세가 진정됐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은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월 말보다 2조8000억원 많은 1164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 폭이 6월(+6조2000억원)보다 55%나 축소됐다.
전세자금 대출을 포함한 주담대(926조4000억원)는 3조4000억원 확대됐다. 그러나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236조8000억원)은 6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한은은 아직 가계대출이 안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민철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규제 이후 집값이나 가계대출의 과열 양상이 대체로 진정되고 있다”면서도 “서울 주요 지역 주택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가 금융 환경 완화 기대, 지역 간 풍선 효과 등 불안 요인이 산재한 만큼 앞으로 추세적으로 안정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