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고향 충남 보령에서 채취한 머드로 화장품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지난해 말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래퍼 중 한명인 ‘카디비’가 틱톡을 통해 한국 중소기업의 머드팩을 칭찬한 일이 큰 화제가 됐다. 직후 이 제품이 입점한 올리브영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전량 품절되는 등 대란이 일었다.
화제의 제품을 생산한 업체는 충남 보령에 본사를 둔 비엠코스다. 비엠코스는 ‘비알머드’ 브랜드를 11개국에서 전개하고 있으며 남다른 제품력을 앞세워 세계 무대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머드는 미네랄 함량이 풍부해 피부 진정과 노폐물 제거에 효과적이다. 이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보령 머드는 이스라엘의 사해 머드와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비엠코스는 충남테크노파크의 ‘시군구 연고산업육성사업’에 참여해 보령 머드 속 미네랄 성분 액상화 추출에 대한 기술 고도화를 이뤘다. 이를 토대로 해외 수출에도 속도를 붙일 예정이다. 지역 연고 자원을 활용한 K-뷰티 강소기업의 탄생으로 인한 반사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정부 지원으로 연구 지속…머드 속 미네랄 액상 추출 기술 고도화
보령 토박이 나철균 대표가 2021년 1월 설립한 비엠코스는 서해안 보령에서 채취해 290여일간의 가공을 거쳐 엄선된 초미세 보령 머드 파우더를 사용한 화장품을 전 세계에 선보이고 있다.
축 늘어진 피부 탄력과 모공이 고민인 소비자라면 한 번은 워시오프 팩을 사용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눈가와 입가를 피해 얼굴에 바르고 수 십분이 지난 뒤 씻어낸다. 비알머드의 대표작이자 화제의 제품 ‘릴리프 머드 마스크’가 바로 이런 유형의 제품이다. 튜브형 머드팩을 짜 얼굴에 바른 뒤 10여분이 지난 후 미온수로 닦아주면 간단하게 홈 케어가 가능하다.

국내에서 제품력을 인정받은 지표나 다름없는 올리브영 입점도 이뤘다. 국내에서는 올리브영과 컬리, 무신사 등 온라인을 포함해 누적 판매량 150만개를 돌파했다.
패션회사에서 마케터로 일하던 나 대표는 이스라엘의 사해 머드처럼 보령 머드를 세계화하려는 꿈을 품고, 비엠코스를 창업했다. 지난해부터는 기업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충남테크노파크가 진행하는 시군구 연고산업육성사업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 동향 및 기술력 확보와 관련한 역량을 쌓았다. 코트라(KOTRA), 충청남도 등의 해외 수출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도 받았다.
정부 지원을 통해 비엠코스는 보령 머드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수 있었다. 그 결과, 비엠코스는 머드 속 천연 미네랄 성분을 분리한 후 액상화해 아토피·여드름 등을 케어하는 기능성 제품도 개발했다.
앞으로도 보령머드 속 미네랄 성분 액상화 추출에 대한 기술을 고도화하고, 각 원소의 순도를 높여 추출하는 기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또 갯벌에서 자라는 해양식물 ‘칠면초’에 대한 R&D를 통해 화장품 원료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충남테크노파크 사업 참여 후 매출∙해외 영향력 확대
비엠코스의 매출은 충남테크노파크 사업에 참여하기 전인 2023년 16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32억원으로 뛰었다. 사업 확장으로 같은 기간 종업원 수도 7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또한 새롭게 개발한 특허 기술에 힘입어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글로벌 강소기업 1000+’에 선정되는 성과도 이뤘다. 지난해 11월 기술보증기금(10억원), 벤처전문투자기업 씨엔티테크(3억)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성공했다.
비알머드 브랜드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글로벌 11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는 미국 코스트코에 입점했고, 미국 아마존에서 마스크팩 부문 2위를 달성했다.
비엠코스의 여정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북미 시장에서는 미국을 넘어 캐나다 진출을 위한 마케팅을 확대한다. 캐나다 이후에는 남미 진출을 준비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2028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해 코스닥 시장 상장을 목표로 잡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비엠코스의 성공은 보령머드의 인지도를 높여 지역의 경제 활력 제고에도 도움을 줄 전망이다.
현재 보령시는 ‘생동감 넘치는 해양관광도시, 만세보령’을 2025년 발전전략 비전으로 제시하고, 보유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문화를 살리기 위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성공적인 지역 축제로 자리한 머드축제의 경우 대한민국 대표축제에 걸맞은 체험 프로그램과 축제의 질적·양적 성장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세계 유명축제와 교류해 머드축제에 대한 해외 인지도를 제고하고, 머드 화장품과 관광상품을 연계한 판매부스를 확대하는 등 수익사업 다각화로 지속가능한 축제 경영을 추진한다.
비엠코스는 성장에 발맞춰 지역사회에 이바지하고자, 보령시 소재의 충남정심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계획이다. 또 지역 내 대학 및 연구기관과 정부 R&D과제 ‘보령머드 속 미네랄성분 액상화 추출기술’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개발도 수행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