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년 4개월 만에 회담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약 1시간 40분간 진행됐으며 내년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알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바쁜 일정으로 만나지 못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만나기 위해 아시아 지역을 방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30일 부산 김해공항 공군기지 내 나래마루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다. 양국 정상은 2019년 6월 일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 4개월 만에 마주 앉았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발언을 통해 “나의 오랜 친구와 함께해 영광이라며 “(시 주석은) 매우 명성 있고 존중받는 중국 주석”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오랜 시간 환상적인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우리와 함께 해줘서 영광”이라고 했다.
시 주석은 “중국의 발전과 부흥이 트럼프 대통령이 실현하고자 하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와 충돌하지 않으며 양국이 서로를 성공을 촉진시키고 공동 번영할 수 있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양국 관계에 견고한 기반을 마련하고, 양국의 발전을 위한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끝으로 1박 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으로 출국했으며, 시 주석은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경북 경주로 이동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 안에서 가진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내년 4월 중국에 갈 예정이며 이후 시진핑 주석이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 팜비치나 워싱턴DC에서 나를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년 중국을 공식 방문할 계획이고, 이후 시 주석이 미국을 방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관리들은 아직 회담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이와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다시 오겠다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동을 잡기 위해 연락했느냐는 질문에 “내가 너무 바빠서 우리(나와 김정은)는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이것(미·중정상회담)이 우리가 여기 온 이유다. 그렇게 했다면(김정은과 대화했다면) 이번 회담의 중요성에 비춰 무례한 행동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고 했다.
시 주석과의 미·중 정상회담이 한국을 방문한 가장 중요한 이유이며, 김 위원장과 회동을 했다면 시 주석에게 실례가 될 수 있었다는 설명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과 무엇을 논의하고 싶으냐는 질의엔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가졌었다”고 답했다. 이어 “(2016년 미 대선에서) 내가 당선되지 않았다면 힐러리 클린턴(전 국무장관)이 됐을 텐데 그(김정은)는 좋아하지 않는다. 진실을 알고 싶다면 그는 나 말고 많은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나는 큰 전쟁이 벌어졌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주 끔찍한 전쟁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