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지아 한국인 구금 사태 이후…韓기업 최소 6곳, “대미 투자 철회·보류했다”

미국 이민당국에 의해 조지아주에 구금됐던 LG앤솔 직원 조영휘씨가 지난 9월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뒤 주차장에서 가족과 만나고 있다. 뉴시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한국인 근로자 구금 사태 이후 최소 6곳의 한국 기업이 미국 투자를 철회하거나 보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외신 보도가 2일 나왔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한국 기업 가운데 최소 2개 사가 미국 내 계획했던 투자 프로젝트를 철회했으며, 최소 4개 사가 일시 중단했던 대미 투자의 보류 기간을 연장했다고 복수의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대미 투자를 철회하거나 보류한 해당 기업들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보도 등에 따르면 한 한국 기업은 미국 내 공장 부지를 물색 중이었으나,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우려해 결국 한국에서 공장을 확장하기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한국의 한 대형 IT 기업 역시 이번 사건 이후 미국 진출 계획을 접고 한국이나 인도에서 입지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한다.

 

앞서 미국 이민당국은 지난 9월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을 대대적으로 단속해 300명 이상의 한국인 노동자를 구금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 간 협상 끝에 구금 7일 만에 석방됐다.

 

이번 사건은 대규모 대미 투자에 치명적 불확실성을 남겼다.

 

이후 한미 양국은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합의했지만 단속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이러한 기업 투자 위축의 배경에는 이민 단속 외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새로운 비자 규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적자들이 미국에 출장 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불안감은 트럼프 행정부가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면서 더욱 커졌다는 분석도 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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