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5년간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에 힘을 쏟는다.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데 이어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경제 저성장 고착화와 부동산 중심의 금융 구조를 혁신하겠다는 진 회장의 의지가 엿보인다.
신한금융은 생산적 금융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온 경험과 역량을 토대로 2030년까지 총 11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적 금융을 공급하는 ‘신한 K-성장! K-금융!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조원을 넘기며 연간 5조 클럽 입성을 앞둔 가운데 생산적 금융 확대로 진 회장의 연임 가도에 탄력이 붙일 전망이다. 2023년 3월 취임한 진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지난 9월 말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대표이사 회장 후보 추천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했다.
신한금융은 2030년까지 93조~98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을 단계적으로 공급한다. 5년간 경제 상황, 산업 구조의 변화 등을 감안해 금융지원 규모는 탄력적으로 운용한다.
우선 국민성장펀드에는 10조원을 참여한다. 주요 그룹사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을 비롯해 기후·에너지·인프라·K-붐업 산업(콘텐츠·식품 등)을 집중 지원한다. 또 그룹 자체적으로 10조~15조원의 투자 자금을 조성해 초혁신경제 15대 프로젝트 영역을 포함한 추가 투자를 병행한다.
아울러 초혁신경제 선구안 제고·효과적인 성장 지원을 위해 은행 중심으로 조직된 초혁신경제 성장 지원 추진단을 통해 부동산을 제외한 일반 중소·중견기업에 72조~75조원의 그룹 자체 대출을 공급한다. 반도체 산업 클러스터의 교통·용수 인프라 등 첨단산업 기반시설에 총 5조원 규모의 금융 주선과 함께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총 5조원 규모의 CTX(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을 병행한다.
데이터센터·신재생에너지 개발펀드 등 13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으며, 연말까지 인프라 개발펀드를 포함해 3000억원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다수의 국내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 및 공동 투자펀드 조성을 통해 배터리 에너지 저장시스템(BESS) 프로젝트의 개발을 시작하는 등 미래 에너지 생태계 구축을 위한 선제적인 금융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서민·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금융취약계층의 신용회복 및 재기지원 활성화를 위해 12조~17조원 규모의 포용적 금융을 병행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규모를 확대하고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 갈아타기 서비스 도입 추진으로 이자 부담을 줄인다. 이와 함께 배드뱅크 출연 및 새출발기금 대상 확대를 통해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의 속도감을 높이는 등 실질적인 재기 지원을 추진한다.
특히 신한금융의 대표적인 상생금융 프로그램인 브링업&밸류업(저축은행 신용대출의 은행 대환), 헬프업&밸류업(고금리 서민 대출의 금리 인하 및 감면) 등을 지속 확대해 신용 취약계층의 금융비용을 절감하고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켜 지속 가능한 금융 생태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은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실물경제 지원을 확대하고 초혁신경제 프로젝트의 추진력을 높이기 위한 금융 선도 모델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