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발생한 후 쿠팡 주요 임원들이 지난달 수십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해당 거래는 지난해 12월 결정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10일 쿠팡Inc 주식 7만5350주를 주당 29달러에 매도했다. 전체 매도가는 약 218만6619달러(약 32억원)다.
프라남 콜라리 전 부사장도 지난달 17일 쿠팡 주식 2만7388주를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매각 가치는 77만2000 달러(약 11억3000만원)다. 콜라리 전 부사장은 검색 및 추천 부문을 총괄하던 핵심 기술담당 임원으로 지난달 14일 사임한 바 있다.
아난드 CFO와 콜라리 전 부사장의 쿠팡 주식 매도 시점은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침해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했다고 밝힌 시점 이전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쿠팡 주요 임원이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고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하지만 공시에 따르면 두 임원의 주식 매도 결정은 개인정보 사태와 무관한 시점에 확정됐다. 아난드 CFO의 주식 매도는 SEC가 정한 내부자 거래규칙(Rule 10b5-1)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규칙은 내부자가 비공개 중요 정보와 무관하게 사전에 정한 일정과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주식을 매각·매수하는 제도다. 공시에는 아난드 CFO의 주식 매각은 지난해 12월 8일 도입된 이 거래 계획에 따라 확정됐으며 세금 납부 목적이라고 기재됐다.
콜라리 전 부사장은 SEC 공시에서 “지난 10월 15일 퇴사했다”고 기재했으나 주식 매도 공시가 퇴사 이후인 지난달 14일 알려졌다. SEC 등에 따르면 퇴사자라도 5000주가 넘는 매각 계획은 사후 공시가 이뤄지게 된다.
한편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최민희 의원실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제출받은 침해 사고 신고서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6일 오후 6시38분 자사 계정 정보에 대한 무단 접근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쿠팡이 침해 사실을 파악, 인지한 시점은 지난 18일 오후 10시52분이었다.
현재까지 쿠팡 고객 계정 약 3370만개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정보는 이름과 이메일, 전화번호, 주소, 일부 주문정보 등이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