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출생아 사망 확률 1위는 ‘암’ 19.5%

경기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들을 돌보고 있다. 뉴시스

 

#서울에 사는 46세 직장인 A씨는 얼마 전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다. 아버지가 전립선암 2기를 선고받은 것이다. 현재 아버지는 종양 제거 수술을 기다리고 있다. 2년 전에는 어머니가 유방암 2기를 진단받아 치료 중이었기 때문에 A씨의 충격은 더 컸다. A씨는 “엄마가 좀 괜찮아지니 이제는 아빠도 나이가 드시니 병이 번갈아 오는 것 같다”고 눈물을 보였다. 

 

지난해 출생아 기준 3대 주요 사인인 암·폐렴·심장질환으로 사망하는 확률이 모두 전년 대비 상승했다.

 

국가데이터처가 3일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가 특정 원인으로 사망할 확률을 따지면 암이 19.5%로 가장 높았다. 이어 폐렴(10.2%), 심장 질환(10.0%), 뇌혈관 질환(6.9%) 순이었다. 특히 암과 심장질환·폐렴은 지난 10년간 지속 증가 추세를 보였으며 코로나19 이후에도 높아진 폐렴 사망확률이 꺾이지 않고 유지되는 점이 특징이다.

 

성별로 보면 여성 사망 확률은 암(15.2%), 심장 질환(10.8%), 폐렴(10.0%), 뇌혈관 질환(7.3%) 순으로 나타났다. 남성은 암(24.5%), 폐렴(10.8%), 심장 질환(8.9%), 뇌혈관 질환(6.4%)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았다.

 

특정 사망원인을 제외할 경우 기대수명은 크게 늘어난다. 3대 사인을 제외할 경우 늘어난 기대수명은 6.1년이다. 암을 제거하면 기대수명이 3.3년 증가하며 심장질환 제거 시 1.2년, 뇌혈관 질환 제거 시 0.8년, 폐렴이 제거되면 1.0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암이 가장 영향력이 큰 사망원인이며 건강수명 단축에 큰 비중을 차지함을 보여준다.

 

단순 기대수명과 달리 ‘건강하게 보내는 기간(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짧았다. 지난해 출생아의 유병기간 제외 기대수명은 남 64.6년·여 65.5년, 전체 평균 66.4년으로 집계됐다. 즉 국민 전체 기대수명 83.7년 중 약 16.2년은 질병을 가진 상태로 살아간다는 의미다. 한편 스스로 건강하다고 평가한 데 기반한 주관적 건강평가 기대수명은 73.8년으로 집계됐다.

 

박현정 국가데이터처 인구동향과장은 “의료서비스, 보험의 확대 등으로 인한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어 내원일수 등이 증가했다”며 “경미한 질환이 있다 하더라도 병원을 많이 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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