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자원연계형 로컬창업 활성화 지원사업은 지역 소멸 위기 속에서 경남만의 특색 있는 자원을 활용해 로컬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지역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프로젝트이다. 본문에서는 본 사업에 참여하여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는 기업인 ‘주식회사 삼인행’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았다.
통영의 섬과 사람을 잇는 로컬 문화 터미널, ‘주식회사 삼인행’
삼인행은 주민여행사이다. 출발은 코로나의 엄혹한 시기에 여행문화에 대한 구조적 한계를 주민의 관점에서 풀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섬 주민협의체인 ‘통영섬지니협의체’였다. 주민이 행복해야 여행객이 행복하다는 슬로건 아래 주민들과 함께 섬마을 영화제, 음악회 등을 만들며 이것을 여행상품으로 전환시키는 작업들을 해왔다.
현재는 축적된 섬 특화 여행 프로그램의 바탕 아래, 그 섬에 맞는 작은 문화 축제를 기획하거나 지역 내 쉬고 있는 공간을 문화 콘텐츠를 통해 진행하면서 섬과 섬 사람을 연결시키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의 소멸과 청년의 문제를 이야기하는 지역의 문화 터미널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통영의 자원에 이야기를 입혀 머무는 공간을 문화 예술의 무대로 만드는 지속가능 콘텐츠
섬과 공간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 운영하고 있다. 섬의 주민과 특성에 맞는 규모의 섬마을 영화제, 뿔난섬 음악회 등을 여행 프로그램으로 전환시킨 아일랜드 페스티벌은 주민들의 문화 향유권 회복, 기후행동, 해양환경 등을 위한 지속 가능 발전형 프로그램 모델이다.
지역의 농촌을 통한 관광프로그램 개발 사업의 일환인 ‘몽유도원 夢遊島原’은 섬과 지역의 농촌자원을 활용한 관광프로그램이다. 이외에도 섬의 숙박 환경 개선을 통한 표준 숙박 모델 프로그램인 ‘유숙遊宿’등이 있다.
특히 그 중, 이번 경남 창조경제혁신센터의 후원을 통해 시도한 ‘스테이다찌’는 통영의 유휴 공간에 통영의 대표 먹거리인 ‘다찌’를 활용해 통영을 다녀간 예술인들의 삶을 극화, 연극공연으로 결합한 다이닝 프로그램이다.
‘스테이다찌’는 섬으로 가기 전날의 1박이나 통영 여행 후 1박을 하면서 저녁 식사가 끝난 후 여행객들이 다른 지역과 별로 다를 것 없는 야간 문화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에서 착안해 만들었다. 이는 체류하는 여행객을 위한 ㈜삼인행의 문화 프로그램 해답 중 하나로써 최근 각 지역이 힘을 다해 추진 중이지만 하드웨어 개발 중심으로 진행 중인 체류형 야간 관광의 한 대안으로 3년간의 기획 과정을 거쳐 제작되었다.
내년 2026년부터는 각 지역의 이야기와 먹거리를 소재로 각 지역에 맞는 이야기를 발굴, 기획하여 적극 공연화를 준비중이다. 특히, ‘스테이다찌’는 stay.G로 체류하는 그 지역의 프로그램을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Stage로 모든 공간을 문화 공연의 무대로 쓰겠다는 뜻도 함께 가지고 있다.
통영 고유의 다찌 문화에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더해 미식과 공연을 결합한 프로그램 ‘스테이다찌’
통영에는 120개가 넘는 다찌가 영업 중인 그야말로 다찌의 도시이지만 전반적으로 특징이 없는 상황이다. 이전에 비해 가격만 높아져, 조금씩 여행객의 외면을 받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가격을 높이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었다.
이렇게 소비되어버리고 마는 다찌문화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던 차에 이 해결의 실마리를 준 것이 제주도의 ‘해녀의 부엌’이었다. 해녀의 이야기와 다이닝이라는 콘셉이 준 영감에서 출발하여 3년간 지역의 이야깃거리를 구상하고, 먹거리를 찾던 중 다찌를 다시 떠올리게 되었다. 통영에 이야기가 남아있는 백석, 이중섭, 박경리라는 예술인이 한 다찌에 시간차를 두고 다녀갔다는 이야기의 뼈대를 세우고, 이 이야기를 완성할 극단과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경남창조경제 혁신센터의 사업을 통해 확보된 예산은 제한적이어서 올해는 10회 이내의 제한적 횟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여건이었다. 모객을 염두에 두다 보니 매주 1회 토요일, 전체 7회로 확정짓고 나니 통영을 대표하는 다찌 매장에서는 나름대로 장사가 잘되는 토요일에 굳이 공간을 내어줄 수 없다고 해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결국, 지역문화에 관심이 많던 한 호텔 대표님의 지지로 7회를 비정기적으로나마 운영할 공간을 확보하게 되어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특히 행사를 진행하던 중, 미국과 캐나다 등으로 이민 갔던 한 동문회의 단체 손님이 관객으로 참가했는데, 연세가 있는 타국살이 경험이 배우들의 연기와 잘 어울려져 공연 도중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지역주민들은 다찌의 새로운 변신에 대부분 아낌없이 찬사를 보냈다. 여행객들은 다찌를 제외한 공연만으로도 훌륭했으며, 통영에서 공연을 보는 다찌는 꼭 다시 보고 싶은 콘텐츠로 꼽기도 했다.
통영을 넘어 전국의 섬을 연결하고, 문화를 통해 지역 소멸을 늦추는 ‘섬의 대표 기업’
향후 삼인행은 통영과 경남을 넘어 우리나라의 섬을 연결하며 그 섬의 사람들의 이야기와 공간을 여행객들과 연결하는 고리의 역할을 하는 섬의 대표기업이 되려고 한다. 특히, 소멸되어 가는 섬의 마지막 기록자로서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섬의 소멸 속도를 잠시나마 멈추고, 일시적이나마 주민들과 여행객들의 관계 맺음을 통해 문화적, 일상의 소외감을 해소하는 것과 해양 생태 환경의 감시자로써 역할을 소명으로 하는 기업이 되고자 한다.
2026년도부터는 섬의 계절을 축제로 기록하는 캘린더형 아일랜드 페스티벌과 스테이다찌 확장버전, 그리고 지역소멸과 청년을 문화, 관광 콘텐츠로 엮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황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