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담한만남]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이사 “보험의 본질은 안전망…고객이 필요할 때 우산 돼 줘야”

질적 성장은 무리한 가격 경쟁 아닌 고객 중심 서비스∙안정적 수익모델
가입부터 수령까지 편리∙신속해야
수익성이 담보될 틈새시장 발굴 진행
손익 치중해 보장 공백 등한시 말아야

강병관 신한EZ손해보험 대표이사는 5일 신년 인터뷰에서 임베디드 모델 확산에 따른 성과와 파일럿 테스트에서의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신한EZ손해보험 제공

 신한EZ손해보험이 올 한해 차별화된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제공과 지속가능한 수익모델 창출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그 중심에는 지난 연말 두 번째 연임에 성공한 강병관 대표이사가 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5일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을 맞아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강 대표의 신년 경영 구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질적 성장의 핵심은 고객 중심 서비스와 안정적 수익 모델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강 대표의 임기를 1년 연장하며 한 번 더 중책을 맡겼다. 디지털 사업모델에 대한 테스트 결과를 기반으로 재무적 가치가 높은 사업모델을 확장하고, 상품 포트폴리오의 체질도 한 단계 개선하라는 주문으로 풀이된다. 

 

 신한EZ손해보험의 올해 주요 경영 키워드 중 하나는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이다. 먼저 강 대표는 손해보험사 관점의 질적 성장이란 무리한 가격 경쟁 보다는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며 성장하는 것이란 견해를 밝혔다.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 보다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 가치를 느끼도록 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신한EZ손해보험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상품(담보)을 적시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상품 가입과 보험금 청구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며, 새로운 리스크를 적극 발굴하는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강 대표는 2022년 7월 취임 후 클라우드 기반 차세대 IT 시스템을 도입하고 디지털 시대를 대비하는 신상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채널 허브 구축을 통해 외부 디지털 플랫폼 채널과 손쉽고 빠른 연결이 가능해졌다. 여행자보험 외에도 신상품 등을 활용한 임베디드 모델을 구현하는 데 가시적 성과를 냈다. 임베디드 모델이란 비보험사의 상품·서비스 구매 과정에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보험 상품이다. 예를 들어 고객이 여행 상품을 구매할 때 별도 절차 없이 여행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다만 외부 시스템과의 연결에 있어 상호간 일정 조율의 어려움으로 상품 출시가 일부 지연되기도 했다. 고객들이 아직까진 디지털 보다는 오프라인 채널을 더 선호하다 보니 재무적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전기차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관련 상품 개발에 공을 들였으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란 복병을 만나 판매량이 다소 낮았던 것도 사실이다. 

 

 강 대표는 이같은 아쉬움을 해결하기 위해 “계약자 확대와 빠른 업무처리 역량을 만들어 가겠다”며 “새로운 상품도 시대 흐름에 부합하도록 마켓 센싱을 더 면밀히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경쟁력은 편리함과 신속함  

 강 대표가 꼽은 신한EZ손해보험의 경쟁력은 편리함과 신속함이다. 그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공급하고, 가입부터 보험금 수령까지 편리하고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도화된 자동화로 업무 처리의 효율을 높여 타사 대비 경쟁력 있는 사업비율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다. 

 

 보험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보험사 입장에선 소액 단기보험 형태로 발 빠르게 신 시장을 개척한 뒤 성장 가능성이 보이면 상품 보강과 함께 소위 업셀링∙크로스셀링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를 위해 신한EZ손해보험은 미래에도 고객에게 중요한 자산과 새롭게 성장할 자산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자문하고 있다. 또한 그 자산이 가지는 리스크 속성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주목한다. 

 

 예를 들어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자율주행이 일상화돼도 자동차는 여전히 고객에게 중요한 자산이지만, 리스크의 중심은 사고∙파손에서 고장∙배상책임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EZ손해보험이 고장 리스크를 담보하는 보증기간 연장(EW) 상품 판매와 배상책임에 대한 상품 연구를 진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에는 사이버 위험, 디지털 지갑, 인공지능(AI) 등과 관련한 보험 상품을 관심 있게 연구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는 AI였다. 보험업에서도 AI가 급속도로 도입되는 추세다. 강 대표는 AI와 보험업의 교집합을 묻는 말에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이라고 답했다. 그는 데이터를 분석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손실을 통제하는 것이 보험업의 본질이라면서 AI는 데이터 관리 및 분석을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수단이라고 언급했다. AI의 활용 영역이 무한한 만큼, 강 대표는 AI 리터러시(문해력)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올해는 이와 관련된 교육과 경험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디지털 시대, 보험사에게 가장 중요한 건 데이터 활용이다. 이에 신한EZ손해보험은 KT 등 다양한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그들의 데이터를 활용, 보다 차별화된 상품을 고객들이 편리하게 가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실적 개선 복안은 수익성 있는 틈새시장 발굴 

 일각에선 신한EZ손해보험의 실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하지만 출범 초기인 만큼 투자를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지는 게 더 중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신한EZ손해보험은 아직 규모의 경제에 이르진 못한 상황이다. 이런 시점에 시장의 출혈 경쟁에 뛰어들어 급격한 성장을 추구한다면 사업비 효율은 좋아질 순 있으나, 부실계약 유입으로 예상 외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오히려 손익 전망이 더 어두워지게 되는 셈이다. 

 

 강 대표는 “일정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며, 수익성이 담보될 틈새 시장을 발굴해 점진적으로 수익성을 높여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장기보험의 경우, 시장 내에서 과도한 경쟁 보다는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맞춤형 상품과 건강관리 서비스의 결합을 고민하고 있다. 건강∙실손∙암보험 등 일반적 장기상품도 판매하되, 연령∙성별∙건강검진 결과 등을 다양한 데이터를 조합해 특화된 건강보험 시장을 발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기도 하다.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내부 운영모델을 효율화하는 차원에서 다수의 파일럿 테스트를 지속할 계획도 갖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는 특히 운영모델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에 좀 더 힘을 실으려 한다”며 “데이터 및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업무 자동화 영역에 대한 파일럿 테스트를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 해보겠다”는 구상을 전했다. 

 

◆업의 본질은 사회안전망…ESG 경영과도 맞닿아 

 최근 금융권에선 소비자보호가 한층 중요시되고 있다. 이와 관련 강 대표는 손해보험업의 본질은 사회 안전망 역할이란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ESG 경영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하다. 신한EZ손해보험이 신한금융그룹과 함께 다양한 ESG 활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업의 본질적 기능을 활용한 상품 공급을 통해 ESG 활동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례로 서울시, 한전과 손잡고 도시 제조업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작업환경 개선 및 화재보험 지원 프로그램에 손해보험사 중 유일하게 참여해 주목 받았다. 고령화 시대, 시니어를 위한 착오송금 회수비용 보장보험을 공급하고 있는 점도 눈에 띈다. 이는 보험료가 너무 저렴해 시장에서 관심이 없던 상품이었으나, 포용금융의 관점에서 비용 부담을 무릅쓰고 개발해 더욱 특별하다. 

 

 신한EZ손해보험이 추구하는 조직 문화는 무엇일까.

 

 강 대표는 협업과 윤리의식, 구성원으로서의 의무 등을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조직에서 모인 구성원의 경험을 바탕으로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한 협업에 집중했다”며 “이와 더불어 대한민국 금융보험인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하는 윤리의식과 조직 구성원으로서의 의무 제고에 방점을 뒀다”고 말했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전 임직원에게 AI 교육과 함께 데이터 중심의 의사 결정을 독려할 계획이다. 보험업이라는 도메인 지식과 경험을 극대화해 열심히 일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고객이 꼭 필요할 때 우산 뺏지 말아야” 

 강 대표는 2006년 삼성화재에 입사하며 보험업에 첫발을 들였다. 이후 약 16년간 삼성화재에서 전사 리스크 및 경영 관리, 전략 기획 등의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이후 신한금융지주에 합류,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 인수추진단장을 거쳐 신한EZ손해보험 수장에 올랐다.

 

 대학에서 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경력을 바탕으로 삼성화재 입사 이전에는 온라인 쇼핑몰, 웹호스팅으로 유명한 카페24에서 개발자로 근무한 바도 있다. 손해보험은 일상생활의 모든 데이터를 분석해 가치를 만들어내는 영역이라 수학∙통계학∙컴퓨터공학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강 대표가 금융보험인의 길을 걷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강 대표는 “(현재 보험업계가) 손익에 치중해 보장 공백을 등한시 하고 있는 건 아닌지, 고객이 꼭 필요한 시점에 우산을 뺏고 있는 건 아닌지 면밀히 봐야 한다”며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고객에게 필요한 건 가입 시점에 잘 해주는 것이 아닌 사고가 난 이후 안전망으로서의 역할과 함께 사고가 나지 않게끔 (미연에)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그가 힘줘 말했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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