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연임이냐 교체냐…‘IPO 삼수’가 최종 시험대

최우형 행장. 케이뱅크 제공
최우형 행장. 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가 시장의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받으며 세 번째 기업공개(IPO) 절차에 돌입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상장이 최우형 행장의 연임 여부를 결정짓는 사실상 최종 시험대로 평가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부터 10일까지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어 오는 20일과 23일 이틀간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달 5일 코스피에 상장할 예정이다. 공모가 희망 밴드는 8300~9500원으로 총 6000만주를 공모하며, 예상 시가총액은 3조3673억~3조8541억원이다. 

 

케이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다. 2023년 첫 도전 때는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한파로 제값을 받기 어렵다며 백기를 들었다. 지난해 10월 두 번째 도전에서는 5조원대 고평가 논란과 과도한 구주 매출(기존 주주 매도) 비중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기관 수요예측 참패로 상장을 철회하며 쓴잔을 삼켜야 했다. 

케이뱅크 본사 전경.
케이뱅크 본사 전경.

최 행장은 지난 2년간 케이뱅크의 체질을 완전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4년 당기순이익 1281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0배 성장을 이끌었고, 지난해에도 3분기 누적 순이익 1034억 원을 달성하며 구조적 흑자 궤도에 안착시켰다. 여기에 고객 수 1500만명 돌파와 업비트 제휴 연장까지 성공시키며 경영 능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연임 가능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당초 최 행장의 공식 임기는 지난해 12월 31일까지였다. 통상적이라면 임기 만료 전 연임 여부가 확정됐어야 했으나, 이사회는 ‘3개월 임기 연장’이라는 이례적인 결정을 내렸다.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3월 말까지 ‘IPO 완주’라는 과제를 해결하라는 ‘조건부 연장’이나 다름없다. 

 

최 행장의 절심함은 이번 공모 구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케이뱅크는 몸값을 3조원대 후반으로 대폭 낮추는 결단을 내렸다. 이는 ‘무조건 상장을 성사시켜야 한다’는 최 행장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몸값 낮추기가 은행의 본질적인 가치 성장보다는, 당면한 과제 해결을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평가다.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업비트 의존도’ 문제도 여전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업비트 예치금은 약 3조2000억원 규모로 전체 수신 잔액의 약 14%를 차지한다. 과거 50%에 육박했던 비중을 대폭 줄였지만 단일 고객 비중으로는 여전히 기형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는 가상자산시장의 변동성이 곧바로 은행의 유동성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다는 구조적 취약점을 의미한다. 안정적인 시중은행급 금융사'로서의 신뢰를 심어주는 것은 오롯이 최 행장의 몫으로 남았다.

 

모기업발 인사 태풍도 예고돼 있다. 오는 3월 취임하는 박윤영 KT 신임 대표가 그룹 전반에 걸친 고강도 쇄신을 준비하고 있어, 최 행장의 거취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통상 그룹 수장이 교체되면 계열사 전반에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여기에 케이뱅크의 ‘단임 징크스’도 넘어야 할 산이다. 심성훈 초대 행장부터 전임 서호성 행장까지 역대 그 누구도 연임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IPO라는 거사를 성공적으로 완주하더라도, 그룹의 ‘새 판 짜기’ 과정에서 실적과 무관하게 최 행장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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