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부서 90억불 손댄 '국부펀드 운용수익' 지급 절차 법제화

발언하는 허영 의원
발언하는 허영 의원

 

국가가 공공의 자산을 운용하기 위해 설립한 특별 투자펀드인 국부펀드의 수익을 기획재정부가 처음으로 회수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회수 절차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개정안이 발의됐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국부펀드 위탁기관의 운용수익 회수 절차를 법률로 명확히 하고, 국회 보고와 대외 공시를 의무화하는 ‘한국투자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허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는 한국투자공사(KIC)로부터 2022년 10월과 지난해 5월 두 차례에 걸쳐 국부펀드 운용수익 90억 달러(약 12조7000억원)를 회수했다. 

 

위탁기관이 운용수익을 회수한 것은 2005년 국부펀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명확한 법적 근거와 절차 없이 이뤄졌다는 지적이다. 

 

첫 회수 시점인 2022년 10월은 글로벌 달러 강세와 레고랜드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 시기였다. 당시 정부는 외환시장 안정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응에 나섰고 그 과정에서 국부펀드 운용수익 회수가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부펀드가 단기 시장안정 조치를 위한 재원이 아니라 국가의 장기 전략자산인 만큼, 이를 정책기금처럼 활용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허 의원은 첫 회수가 국부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14.36%를 기록한 시점에 이뤄져 자익 투자 효과를 약화시키고 손실을 확정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짚었다.  

 

아울러 국부펀드 운용의 국제 규범인 산티아고 원칙이 요구하는 투명성과 절차적 정합성 측면에서도 점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산티아고 원칙은 자금의 조달·인출·지출과 관련한 정책과 절차를 명확히 하고 정치적 목적이 아닌 재정 안정과 장기적 수익성에 따라 운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부펀드 조성 이후 운용수익 회수 현황
국부펀드 조성 이후 운용수익 회수 현황

이러한 논란의 배경으로는 현행 제도의 사각지대가 지적돼 왔다. 현행법상 위탁자산의 조기 회수 요건은 대통령령으로 비교적 구체화된 반면, 운용수익의 회수는 ‘위탁기관에 귀속하고 협의해 결정한다’는 규정에 머물러 있다. 

 

이로 인해 대규모 운용수익의 회수가 명확한 기준과 절차 없이 이뤄질 수 있고 예측 가능성과 책임성을 충분히 담보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운용수익 회수가 정부 재량에 따라 좌우될 수 있는 구조적 허점을 보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가 운용수익 지급 및 위탁자산 조기회수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도록 하고, 운용수익 지급 내역은 정부와 국회에 보고하도록 해 사전 통제와 책임성을 높였다. 

 

아울러 위탁자산별 운용수익 지급 및 조기회수 내역을 대외 공고하도록 해 정보 비대칭을 줄이고 대외 투명성을 강화했다. 

 

허 의원은 “국부펀드는 정부의 쌈짓돈이 아니라 국부의 실천 가치를 지키고 미래세대를 위해 축적하는 국가적 전략자산”이라며 “신뢰와 원칙 속에 안정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절차적 재량을 줄이고 책임 있는 통제 체계를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부펀드는 국가의 외환보유액 일부 등을 활용해 국가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운용하는 자산으로, 기획재정부가 자금을 위탁해 한국투자공사가 투자·운용을 맡고 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