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매운맛과 중독성으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K-푸드 대표 주자 불닭볶음면이 모방 제품 난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출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삼양식품이 ‘Buldak(불닭)’ 브랜드의 국내 상표권 등록을 추진한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불닭 브랜드 영문명 상표권을 확보하기 위해 이달 중 지식재산처(옛 특허청)에 출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불닭의 상표권 공백이 글로벌 영토 확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성장전략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삼양식품은 전 세계 88개국에 상표권 등록을 하고 있지만 27개국에서 분쟁 중”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해외에서 K-브랜드를 보호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며 국내외 상표권 확보를 위해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삼양식품은 최근 신문 광고를 내고 “Buldak은 삼양식품이 소유하고 쌓아온 고유한 브랜드 자산”이라며 “우리 정부가 보증하는 ‘고유 브랜드’라는 날개는 불닭을 모방제품, 유사 제품과 명확히 구분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불닭볶음면의 인기가 높아진 2020년대부터 해외에서 모방 제품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미국을 비롯해 최근에는 유럽, 중동, 아프리카에서도 불닭볶음면 모방 제품이 나왔다.
중국에서는 불닭볶음면의 중문 명칭인 불닭면(火鷄麵)이 들어간 이름의 제품이 유통되고 있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의 캐릭터 호치를 거의 모방해서 넣은 제품도 있다. 북한에서 불닭볶음면 포장지를 모방해 만든 제품이 중국에서 유통된다는 보도도 나왔다.
최근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는 “불닭과 나란히 카피캣 제품이 팔리고 있다”는 게시물이 사진과 함께 올라왔다. 모방 브랜드는 ‘Boodak’이며 삼양(Samyang)과 비슷한 이름(Sayning)이 박혀 있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경고장 발송, 분쟁조정 신청, 지식재산처 신고, 압류신청서 제출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국문 명칭 불닭은 국내에서 상표권을 보호받지 못한다. 2000년대 들어 홍초불닭이라는 외식 프랜차이즈가 등장했으나 이미 2001년 불닭이라는 상표가 등록돼 있어 분쟁이 일어났다. 이후 특허법원은 2008년 불닭이라는 명칭은 이미 보통명사처럼 널리 사용되고 있어 상표로서 식별력을 잃어 누구나 상표로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이에 삼양식품은 국내에서 영문 명칭 Buldak의 상표 출원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는 해외에서 이미 Buldak을 특정 제품의 고유명사처럼 인식하고 있으며 하나의 완성된 브랜드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상표권 보호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88개국에서 불닭볶음면 관련 상표 약 500건을 등록했거나 등록 심사 중이다. 이 중 영문 명칭 Buldak을 비롯해 상표 침해에 대응할 때 활용도가 높은 캐릭터·포장 상표 출원을 늘리는 추세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Buldak 상표가 등록되면 해외에서 상표권 침해에 대응하는 데 지금보다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에서 상표가 등록되지 않으면 해외에서 권리를 주장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테니 국내에서 Buldak 상표를 등록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