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내건 테슬라…국내 기업도 인재 선점 나서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 인재를 정면으로 겨냥하며 영입 경쟁을 끌어올리고 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직접 SNS에 한국 채용을 공유하며 칩 설계·제조 및 AI 소프트웨어 인력 합류를 공개적으로 독려했다. 마이크론도 HBM(고대역폭메모리) 경쟁이 격화되는 국면에서 한국 경력자 대상 채용 접점을 넓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기업이 ‘기회’와 ‘속도’를 내세우는 만큼, 국내 반도체 기업도 영입 메시지와 제도를 더 공격적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기업들의 혁신적 인재 채용

 

테슬라가 내건 포지션은 공정 통합, 수율·신뢰성, 양산 전환까지 개발과 제조를 잇는 성격이 강하다. 국내 거점을 기반으로 글로벌 칩 개발 체계에 참여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처우보다 “무슨 일을 맡기는가”를 앞에 둔 채용으로 읽힌다. 엔지니어 입장에선 단순 이직이 아니라 커리어의 다음 단계가 ‘프로젝트’로 제시된 셈이다.

 

마이크론은 HBM을 둘러싼 경쟁이 패키징·공정·검증까지 확장되자 채용 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학 현장 설명회와 면접을 결합하거나, 해외 거점 근무를 전제로 경력자를 영입하는 시도 등이다. 채용의 핵심이 ‘선발’에서 ‘선점’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내도 움직이지만 전장은 더 넓다

 

국내 기업들도 경력 채용 확대, 리크루팅 강화, 보상체계 손질 등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해외 기업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보상만이 아니다. 핵심 과제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지, 성장 경로가 투명한지, 의사결정이 빠른지가 채용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이 인재전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채용과 배치 방식부터 손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면접과 처우 협상 과정이 길어질수록 지원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커지는 만큼, 의사결정 속도를 높여 합류까지 걸리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BM, 첨단 패키징, 공정 통합, 설계 최적화 등 경쟁의 핵심 분야에서는 입사 이후 장기간 적응 기간을 거치는 방식보다 초기부터 실무 과제에 참여시키는 배치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아울러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참여 기회와 직무 이동 경로를 투명하게 제시해 개인이 조직 안에서 설계할 수 있는 성장 경로를 구체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인재는 회사 이름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어떤 과제에서 성장할 수 있는지 그 기회가 실제로 주어지는지가 결정한다. 해외 기업들이 한국 인재에게 함께 만들자는 신호를 전면에 내거는 지금 국내 반도체 기업도 말이 아니라 구조로 보여줄 필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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