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5일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의 신기원이 열렸다. ‘꿈의 오천피’ 시대를 연 지 불과 한 달 만에 일궈낸 대기록이자, 1989년 지수 1000 돌파 이후 37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압도적인 상승 속도다. 과거 1000에서 2000으로 올라서는 데만 18년 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던 것과 비교하면 이번 5000에서 6000돌파까지 걸린 1개월은 코스피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3.06포인트(0.89%) 오른 6022.70으로 출발해 개장과 동시에 6000포인트를 달성했다. 장 초반 5980선대까지 밀렸다가 오후 들어 6100선까지 올라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최종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으로 마감해 종가 최고치 기록도 갈아치웠다. 외국인이 1조2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기관이 8800억원으로 매수 우위로 돌아섰고 개인은 22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번 랠리도 시가총액 상위권 종목 중심으로 탄력이 붙는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대형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각각 20만원대와 100만원대를 처음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강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2% 가까이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장중 20만6000원, SK하이닉스는 103만원대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달성했다. 이밖에 현대차가 9%, 기아가 12% 넘게 급등했고 SK스퀘어(4.86%)와 두산에너빌리티(1.88%도 강세를 나타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도 반등하며 국내 증시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76%, 0.77% 올랐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04% 상승했다.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45% 뛰었다. 관세 불안에도 인공지능 기업 앤트로픽이 일부 소프트웨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국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도 5000조원을 넘어섰다.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200조원을 넘어섰고, SK하이닉스는 727조원을 돌파했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주요 20개국(G20) 주요 주가 지수 중 압도적 1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코스피가 올해 40% 상승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장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메모리 수요 증가와 AI 관련 기대감이 반도체주를 끌어올리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추가 상승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일본 노무라투자증권 코스피의 올해 상반기 목표치를 최대 8000포인트로 제시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혁이 실질적으로 이행될 경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함께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0.25포인트(0.02%) 오른 1165.25를 기록했다. 이날 1174.27로 출발해 한때 하락 전환했으나 소폭 반등했다. 개인이 3900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300억원, 1300억원을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