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이란 사태에 코스피 7% 이상 급락…5800선 붕괴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뉴시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작전이 펼쳐진 이후 한국 증시의 첫 거래일인 3일 코스피가 7% 넘게 폭락하며 5800선이 무너졌다. 급락장에 장중 한때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코스피, 5800선도 내줘

 코스피는 이날 전장 대비 452.22포인트(7.24%) 내린 5791.9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보다 78.98포인트(1.26%) 내린 6165.15로 출발해 한때 6180.45까지 낙폭을 줄였다. 하지만 다시 하락 폭을 빠르게 키워 장중 5900선이 깨지기 시작했다. 장 막판에는 5791.65까지 밀리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조1488억원과 891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홀로 5조8034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간밤 뉴욕증시는 3대 지수가 보합권에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5% 내렸으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는 각각 0.04%, 0.36% 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습과 이란의 반격으로 중동 정세가 격화되고 있지만, 뉴욕증시는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분위기와 달리 국내 증시는 장 초반부터 강한 하방 압력을 받았다. 코스피 급락에 장중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분 코스피200선물지수의 변동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매도 사이드카는 코스피200선물 지수가 5% 이상 하락해 1분간 지속되는 경우 발동되는데, 코스피에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국내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9.88% 하락한 19만5100원, SK하이닉스도 11.50% 떨어진 93만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외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 현대차(-11.72%), 기아(-11.29%) 등 자동차주를 비롯해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KB금융(-3.46%) 등도 약세를 띠었다. 반면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9.83%), LIG넥스원(29.86%), 현대로템(8.03%) 등 방산주가 동반 급등했다. 

 

 한편, 일본 증시도 이날 중동 정세 악화에 따른 충격을 피해가지 못했다.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이틀 연속 하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닛케이지수는 전날 장중 한때 58000선이 무너진 데 이어 이날은 57000선이 붕괴되기도 했다.

 

◆증권가 “이란 사태 영향은 제한적일 것”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전쟁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정학 리스크가 방산주에게는 새로운 모멘텀(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 국면이기도 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리스크가 수개월 내 회복됐던 경험을 시장이 축적해왔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번 중동 사태로 인한 증시 조정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매수 유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과거 학습 효과에 더해 각국 정부의 대응 능력과 산유국 증산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이번 지정학적 사태가 증시의 추세 전환을 만들어 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지정학적 리스크 상승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도 “큰 폭의 낙폭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격 당시에도 코스피는 1주일 만에 사건 당일의 낙폭을 모두 회복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노성우 기자 sungco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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