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 전쟁] ‘안전자산’ 금·달러 강세…물가·기준금리 상승 불가피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한 지난 2일 서울 시내 금은방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안전 자산인 금 가격이 상승한 지난 2일 서울 시내 금은방에서 직원이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값과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공세를 필요한 만큼 할 것이라고 밝힌데다 이에 맞서 이란이 중동 다른 국가를 향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하는 등 전쟁이 격화되면서 안전자산으로 투자심리가 몰리는 모습이다.

 

3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국 금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4% 상승한 온스당 5297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선물은 온스당 5311.60달러에 마감해 1.2% 상승했다. 이와 함께 은 선물도 2% 넘게 오르며 온스당 90달러를 넘겼다.

 

금은 전통적으로 지정학적 위기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때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힌다. 이번 군사작전으로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원유 공급 차질 우려와 함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점이 금값 상승을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값이 급등한 뒤 차익 실현 매물이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실제 이날 장중 금값은 2% 이상 오르며 강세를 보였지만, 이후 매도세가 유입되면서 상승 폭을 줄였다.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이날 뉴욕증시 마감 직전 98.562로 전 거래일 대비 1% 상승했다. 

 

달러 강세에 환율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22.6원 상승한 1462.3원에 출발해 146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다가 최종 26.4원 오른 1466.1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때 1466원대까지 올라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지난달 9일(1468.3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수송 차질이 한 달 이상 장기화할 경우 환율이 1480원을 넘어 1500원에 근접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채 가격은 급락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은 4.04%로 전 거래일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30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도 4.68%로 0.05%포인트 상승했다. 유가 가격이 급등하면서 미국 내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 금리 인하가 더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다.

 

이번 사태로 국제 유가가 오르고 원·달러 환율도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경우 소비자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면 원부자재의 수입 물가가 더 크게 오르면서 기업의 생산비용도 높아진다. 이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유가가 10% 오르면 수출액은 0.39% 줄고, 수입액은 2.68%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방향도 불확실성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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