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 자금 마련이나 불법 도박 등으로 인해 채무조정을 받는 군장병이 늘어나는 가운데, 현역병과 직업군인을 포함한 군장병의 대부업 대출 잔액이 4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상위 30개 금전대부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군장병 대상 대출 잔액은 4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0개 대부업체의 전체 개인신용대출 잔액(2조6924억원) 중 약 1.6%를 차지하는 수치다.
복무형태별로 살펴보면 현역병이 232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장교·부사관 등 직업군인이 158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현역병과 직업군인을 구분하지 않고 취급된 대출도 44억원에 달했다.
조사 대상 중 25개 업체가 군인 대출을 취급하고 있었으며, 특히 현역병 대출에 집중하는 업체도 4곳이나 확인됐다.
문제는 장병들의 부채 질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용회복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군장병 채무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02억원으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일부 장병들은 주식·코인 등 투자금 마련을 위해 고금리 대부업 대출까지 손을 대고 있는 실정이다.
대부업자의 군장병 대출 모집 경로는 대부중개업체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을 통해 접근했다.
대부중개업체들은 홈페이지나 블로그 등에 ‘충성론’, ‘병장론’, ‘현역병사대출’ 등으로 현역병 대출을 광고하고, 대출 가능 금액은 최대 1000만~1500만원, 연이자율은 17.9~20% 수준으로 안내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부업계의 무리한 영업에 제동을 거는 한편, 장병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교육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먼저 변제능력 심사를 높인다. 대부업법에 따라 29세 이하(100만원 초과 시)나 30~69세(300만원 초과 시) 대출 취급 시에는 반드시 급여통장 사본 등 증명서류를 받아 소득과 부채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또 햇살론 등 정부 지원 서민금융상품으로 오인하게 하는 표현이나 사실과 다른 대부 조건 광고를 엄격히 금지하고, 대부계약 체결 시 이자율, 변제 기간 등 중요 사항을 장병이 직접 쓰도록 안내해야 한다.
아울러 금감원은 대부업을 이용하려는 군장병들에게 고금리와 신용점수 하락에 대한 각별한 주의도 당부했다.
대부업을 이용하면 대출을 전액 상환하더라도 신용점수 회복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며, 향후 은행권 대출이 거절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알렸다. 이어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한 ‘비대면 긴급대출’ 홍보는 불법사금융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반드시 금감원 포털 ‘파인’에서 등록 여부를 확인해야 하고, 법적 분쟁이나 피해 구제 요청에 대비해 대부업자가 교부하는 계약서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