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손보·얼라인, 주총서 자본관리 격돌 예고

오는 20일 열릴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DB손해보험과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 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감사위원 선임과 자본 관리 정책 등을 둘러싼 시각차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보험업 특유의 규제 구조와 투자 논리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DB손보 지분을 약 1.9% 보유한 얼라인은 최근 민수아 전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와 최흥범 전 삼정KPMG 파트너를 감사위원 후보로 추천했다. 얼라인은 두 후보가 현 경영진 및 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점을 강조하며 독립적인 감시와 감독을 통해 주주 가치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적임자라고 추천 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DB손보는 얼라인 측 후보들의 ‘보험업 전문성 부족’ 등을 근거로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사측은 민 후보가 보험자산 특성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주식운용에 특화된 보유 경험에 기반한 감사 기능 수행 시,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 후보에 대해서도 회계·재무 실무보다는 IT 및 디지털 부문에 편중된 경력이 감사직 수행에 부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DB손보는 보험업에 특화된 재무·운용 전문가가 필수적이라는 판단해 김소희 전 AIG손해보험 CFO와 이현승 LHS자산운용 회장을 추천했다.

 

인적 구성에서 이견을 보이는 양측은 자본 관리 정책을 두고도 시각차가 뚜렷하다. 현재 DB손보는 목표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을 200~220%로 보수적인 수준으로 설정해 관리 중이다. 반면 얼라인은 이 수치가 과도하게 높다며 기준점을 180% 수준으로 낮추고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에 투입할 것을 제안했다. 

 

DB손보 역시 주주 환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주당 배당금의 경우 전년 대비 11.8% 상향한 7600원으로 책정했으며, 배당성향도 30%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얼라인의 자본 관리 요구가 보험업의 특수성을 간과한 채 경영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주요 신용평가사들이 킥스 비율 200% 하회 여부를 등급 유지의 핵심 지표로 삼고 있는 데다, 향후 금융당국이 기본자본 킥스 비율 도입을 예고하면서 자본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정종표 DB손보 대표는 주주서한을 통해 “보험업은 계약자 보호라는 공적책임과 장기 리스크 관리, 그리고 주주가치 제고라는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산업”이라며 “얼라인파트너스가 제시한 자본 관리 정책은 경영 유연성을 제약하고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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