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발생한 정보유출 사태로 주춤했던 쿠팡의 이용자 수가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사태로 기업 이미지가 무너진 가운데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되고 한미 통상 문제로 번질 위험까지 상존하는 만큼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탈팡(쿠팡 탈퇴) 족을 흡수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19일 아이지에이웍스의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이달 9∼15일 쿠팡의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2828만1963명으로 2800만명 고지를 탈환했다. 이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2908만952명)에 2.8% 정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직후 실망한 소비자들이 대거 이탈하는 이른바 탈팡 러시가 이어지면서 한때 쿠팡 활성 이용자 수는 26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이후 쿠팡이 보상 차원에서 1월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에게 1인당 최대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면서 활성 이용자 수는 2700만명대로 올라선 바 있다. 하지만 로켓 성장을 이어오던 쿠팡의 실적이 이번 사태 여파로 주춤한 것으로 나타난 만큼 향후 업계 판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쿠팡Inc가 지난달 26일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약 115억원(8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급감했다. 정보 유출 사고를 수습하기 위한 마케팅비 투입과 조사 비용 등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결제 데이터에서도 쿠팡의 위기를 엿볼 수 있다. 모바일인덱스 데이터에 따르면 쿠팡의 월간 신용·체크카드 결제추정액은 지난해 11월 4조4735억원에서 지난달 4조220억원으로 약 10.1%(4515억원) 줄었다. 특히 고단가 구매층인 40~60대 연령대에서 9.8%(2710억원)가 증발한 점이 뼈 아프다.
이 가운데 쿠팡이 내달 중순부터 와우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일반 회원을 대상으로 로켓배송 상품의 무료배송 기준을 변경하겠다고 공지해 눈길을 끈다. 기존에는 쿠폰과 할인 적용 전 금액이 1만9800원 이상이면 무료배송이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최종 결제 금액이 1만9800원을 넘어야 한다. 와우 회원에게는 금액 제한 없는 무료배송을 유지함으로써 체감 혜택을 높이고 일반 회원의 와우 가입을 유도하려는 차원으로 읽힌다.
와우 멤버십은 월 7890원에 쿠팡 무료배송과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 시청 혜택 등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로 쿠팡의 성장 기반이나 다름없다.
한편, 네이버와 신세계그룹 등 경쟁사들도 서비스 재편에 한창이다. 네이버는 지난달 말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에 쇼핑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베타 서비스를 출시해 편의성을 높였다. 아울러 컬리와 손잡고 제공하는 신선식품 새벽배송 서비스 컬리N마트 등을 통해 배송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은 월 3900원 구독 서비스 쓱7클럽을 론칭했으며 야구 시즌을 맞아 티빙 연계 혜택을 더한 상품까지 선보였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