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국장 대거 유턴...과열 우려 경고도

코인 부동산서 빠진 뭉칫돈 유입
코스피 11개월 새 150% 급등
BofA “한국 전형적 버블 사례”

코스피가 사상 첫 6000을 돌파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사상 첫 6000을 돌파한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뉴시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41)씨는 최근 보유하고 있던 아파트 분양권을 급매로 정리했다. 김씨는 “부동산은 자금이 묶여 답답했는데 최근 국내 증시 기세가 워낙 좋아 대형 반도체주와 배당주에 올인했다”며 “한 때 재미를 봤던 비트코인까지 처분해 주식 계좌로 모두 옮긴 상태”라고 말했다.

 

가상자산과 부동산에 머물던 자금이 국내 증시로 유턴하고 있다. 비트코인의 기세가 꺾이고 부동산 투자 매력이 예전만 못해지자, 상대적으로 탄력이 붙은 국내 증시로 뭉칫돈이 빠져나오고 있다. 다만 단기간에 이뤄진 코스피 상승세를 두고 글로벌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과열을 우려하는 경고음도 쏟아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20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8293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2021년 1월 역대 최대 순매수에 가까운 수치다. 현재 코스피 지수는 5781.20으로 지난해 연저점인 4월 9일(2293) 이후 11개월 여만에 150% 넘게 급등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때 개인들을 열광시켰던 가상자산 시장은 최근 소강상태에 접어든 모습이다. 업비트와 빗썸 등 국내 5대 코인거래소의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이 지난달보다 30% 이상 급감한 3조원 수준에 그쳤다. 

 

해외 증시로 눈을 돌렸던 서학개미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지난 19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 6900만 달러(약 1033억원)에 머물렀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도 이달 들어 2조7000억원 줄었으며, 대기 자금인 요구불예금에서도 8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이처럼 전방위적인 자금 유입으로 증시가 달아오르자, 시장 안팎에서는 과열을 우려하는 버블 경보음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7일 장 중 한때 6347.41까지 치솟으며 광풍에 가까운 열기를 보인 코스피는 중동발 전쟁 소식이 반영된 이달 3일 7.24% 급락한 데 이어 이튿날인 4일에는 역대 최대 낙폭(12.06%)을 기록, 다음 날은 다시 9.63% 폭등하는 현상을 보였다.

 

이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한국 증시가 보인 모습을 전형적 버블 사례라고 진단했다. 12% 급락했다가 곧장 10% 급등하는 식의 지수 움직임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나 닷컴 버블,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보였던 불안정성과 흡사하다는 지적이다.

 

시가총액을 국내총생산(GDP)로 나눈 ‘버핏 지수’도 현재 208.21%까지 치솟으며 통상적인 과열 기준(120%)을 크게 넘어섰다. 이에 미국 투자분석 플랫폼 구루포커스는 한국 증시를 ‘매우 고평가’ 상태로 분류하기도 했다.

 

반면,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귀환 등으로 지수의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시장은 디스카운트 해소 정책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여전히 저평가 구간에 위치한다”며 “코스피 실적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면서 현재 12개월 선행 PER은 9.5배로 10년 평균(10.5배)을 밑돌고 있다”고 내다봤다. 

 

주다솔 기자 gives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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