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와의 전쟁’ 선포에도…지난해 산업현장서 605명 숨져

고용노동부,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 발표
지난해 산재사망자 605명, 3년 만에 증가 전환
울산 화력발전소 등 대형사고 영향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서 14.5% 증가

소방당국이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소방당국이 지난해 11월 울산 남구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사고 현장에서 매몰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산업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05명을 기록했다. 이재명 정부가 산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엄정한 대응을 강조해왔지만 2022년 통계 작성을 시작한 이래 3년 만에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등 대형 사고가 난 데다 영세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른 탓이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을 발표했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 사고 통계는 산업현장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 사고 중 사업주의 법 위반 없음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 집계된다. 지난해 누적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605명으로 전년 589명 대비 16명(2.7%) 늘었다. 사망사고 건수는 553건에서 573건으로 3.6%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대형 참사가 반복된 영향이다. 지난해 2월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신축공사장 화재사고와 경기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등 중대재해가 잇따랐다. 11월에는 울산화력발전소에서 해체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가 붕괴하는 사고도 있었다

 

 업종별 사망자 수를 보면 건설업이 286명으로 10명(3.6%), 기타업종이 161명으로 23명(16.7%)씩 증가했다. 제조업은 158명으로 17명(9.7%) 감소했다. 규모별로는 50인(건설업의 경우 50억원) 이상 사업장이 254명으로 전년 대비 4명(1.6%), 50인 미만은 351명으로 12명(3.5%) 각각 늘었다. 특히 영세한 5인(건설업의 경우 5억원) 미만 사업장(현장)에서 174명으로 22명(14.5%)이 증가했다. 기타업종의 증가폭도 컸다. 도·소매업 사망자는 25명으로 전년 대비 9명 늘었다. 임업·어업 사업장에서도 11명 늘어난 18명이 숨졌다.

 

 사고 유형을 보면 떨어짐이 249명(41.2%)으로 전년보다 22명(9.7%) 늘어 가장 많이 발생했다. 물체에 맞음이 72명(11.9%), 부딪힘이 62명(10.2%)으로 뒤를 이었다. 무너짐의 경우 38명(6.3%)으로, 전년과 비교해 18명(90.0%) 증가했다.

 

 정부는 사고사망자 수를 감소 추세로 전환하기 위해 작은 사업장 등 산재 취약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방정부·관계 부처·민간 협회·단체 등과 함께 고위험 업종의 작은 사업장 2만3000곳을 상시 순회하고 안전한 일터 지킴이 1000명을 투입해 지도·점검을 확대한다. 국민이 참여하는 안전한 일터 신고포상금 제도를 추진하고 지난해 9월 발표된 노동안전 종합대책에 포함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도 힘을 쏟는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대전 안전공업과 영덕 풍력발전 사고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감소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며 “정책을 추진한다고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산재는 특히 안전을 우선시하도록 노사의 의식이 변화해야 감소할 수 있는데 아직은 그 변화의 과정 중에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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