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우 원장의 인터벤션 진료실] 하지정맥류 치료, “실손보험 있으세요?” 묻는 병원부터 피해야 한다?

“다리의 모든 혈관이 망가졌다? 그건 정말 흔치 않습니다”

 

다리가 무겁고 저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을 때, 의사가 초음파를 대충 1~2분 훑어보고는 “혈관이 다 망가졌네요. 보험 있으시죠? 전부 다 수술합시다”라고 한다면? 당장 그 병원 문을 박차고 나오셔야 합니다.

 

최근 하지정맥류 치료가 대중화되면서, 정확한 진단 없이 무분별하게 치료 범위부터 넓히고 보는 ‘과잉치료’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정상 혈관까지 건드리며 무리한 수술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분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하지정맥류 진단의 핵심은 ‘누가 초음파를 보느냐’에 있습니다.

 

하지정맥류는 단순히 겉으로 튀어나온 핏줄만 없애는 시술이 아닙니다. 피부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수많은 혈관 중, 정확히 어느 판막이 고장 나서 피가 역류하는지 그 ‘뿌리’를 찾아내는 것이 치료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초음파 검사에 숙련되지 않은 경우, 정상적으로 피가 흐르는 미세한 혈관의 일시적인 팽창이나 정상적인 혈류의 움직임조차 ‘역류’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진단이 틀어지니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될 혈관 3~4개를 다 막아버리는 무리한 치료 계획이 세워지는 것입니다.

 

필자가 수술 중심의 접근이 아닌, ‘인터벤션 영상의학(혈관 내 치료)’을 뿌리로 삼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레이저, 고주파, 베나실, 클라리베인 같은 최신 비수술 치료들은 초음파 영상을 보면서 혈관 안에서 이루어지는 치료입니다. 진단영상 장비를 다루고 미세한 혈관 속을 파악하는 데는 인터벤션 영상의학과의 전문 영역 그 자체입니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뻗어있는 미세한 혈관 속을 초음파와 영상 장비로 들여다보고, 메스 대신 얇은 관(카테터)을 넣어 치료하는 ‘혈관 내비게이션’의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혈관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 긴 시간을 수련한 영상의학과 의사이자 혈관내로 직접 접근해 치료하는 인터벤션 스페셜리스트입니다. 우리는 환자 한 분의 하지 도플러 초음파를 보는 데만 많은 시간을 쏟습니다. 혈관의 굵기, 역류의 속도, 주변 신경과의 거리까지 오차 없이 계산하여 ‘반드시 치료해야 할 단 하나의 고장 난 혈관’만 정확히 타겟팅합니다.

 

무조건 비싼 치료, 무조건 많은 혈관을 시술하는 것이 정답이 아닙니다.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어야만, 꼭 필요한 혈관만 선택해 가장 상처 없이 고칠 수 있습니다.

 

“여기저기 다 막아야 한다”는 무서운 진단을 받고 수술 날짜를 고민 중이시라면, 마지막으로 초음파 진단에 특화된 병원에서 다시 한번 혈관 지도를 확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진짜 전문가의 눈으로 보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치료가 보일 수 있습니다.

 

김건우 민트병원 인터벤션센터 원장(인터벤션 영상의학과 전문의),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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