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발 고유가, 물가 덮쳤다…공업제품 지수 역대 최고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사태가 에너지, 공업제품 가격 상승으로 번졌다.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중동전쟁으로 인한 고유가 사태가 에너지, 공업제품 가격 상승으로 번졌다. 서울 서초구 경부고속도로 부산방향 만남의 광장 주유소에서 한 시민이 주유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전쟁 여파로 지난달 에너지에 이어 공업제품 물가지수까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유가 상승이 에너지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 뒤 공업제품 등에 시차를 두고 2차 상승 압력을 주는 구조인 만큼 추가 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국가데이터처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지난달 에너지 물가지수는 142.89(2020년=100)를 기록해 2015년 1월 통계 작성 시작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 대비 상승률은 5.2%로 지난해 1월과 동일하며 이는 2023년 9월(6.0%)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물가지수는 전기료, 도시가스, 취사용 액화석유가스(LPG), 등유, 지역난방비, 부탄가스 등 가정용 에너지 6종과 휘발유, 경유, 자동차용 LPG 등 차량용 에너지 3종의 물가지수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지난달 상승은 경유(17.0%), 등유(10.5%), 휘발유(8.0%)가 주도했다.

 

 에너지 물가 고공행진은 유가에 영향을 받는 공업제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난달 공업제품 소비자물가지수는 118.80로, 198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이전 최고 기록은 지난해 12월의 117.30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한 상승률은 2.7%로, 2023년 10월(3.6%)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공업제품 물가지수 상승은 석유류(140.55·9.9%)가 주도했고 내구재·섬유제품·가공식품 등 다른 항목의 고공행진도 영향을 미쳤다. 내구재(109.60·2.0%), 섬유제품(118.35·2.2%), 출판물(113.06·3.2%) 등도 1985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지수가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인한 출고가 인하 및 정부 정책에 따라 125.22(1.6%)로 소폭 내려앉았지만 지난 1월(125.42·2.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를 키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중동전쟁이 조기에 끝난다고 하더라도, 국제 유가는 전쟁 이전보다 43% 높은 배럴당 9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내구재·가공식품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된다는 점도 향후 물가 충격을 우려케 하는 요인이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국제유가는 3월에 상승했는데, 한국 수입 원유 가격은 4월에 상승하는 구조를 고려하면 물가 상승률에 반응하는 시차는 3∼6개월 사이라고 볼 수 있다”며 “2월 말에 시작된 중동 전쟁의 진정한 물가 여파는 6월 발표되는 5월 소비자물가 정도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화연 기자 h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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