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이 재무 개선을 이유로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가운데 한화솔루션 지분 36.31%를 보유 중인 한화가 추가 차입을 최소화하며 자회사 수혈에 나선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발행주식총수 대비 주식수가 42% 증가하는 셈이라서 주식가치 희석화를 우려하는 기존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한국거버넌스포럼은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은 패밀리가 아닌 회사 및 모든 주주 입장에서 속도 조절 뿐 아니라 리스크를 깊이 고민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정 상법의 취지대로 이사들이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하도록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면서 “개선의 노력이 없다면 김 부회장의 키맨 리스크는 수시로 부각돼 주주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고 꼬집었다.
한화는 한화솔루션의 최대 주주로서 이번 유상증자에 배정받는 물량을 100% 이상 소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100% 참여시 배정받는 주식 수는 신주 배정 비율(1주당 약 0.33주) 등을 고려해 약 2112만주로 총 7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한화는 주식 수의 20%를 추가로 청약하는 ‘초과 청약’도 신중히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가 배정 물량의 120%를 소화할 경우 전체 투입 금액은 약 84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한화는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재원 마련 방식으로는 차입이 아닌 자산 유동화로 방침을 정했다. 한화는 지난해 개별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1303억원뿐이라서 별도의 자금 조달 없이는 수천억원대 증자 대금을 감당하기 어렵다.
아울러 한화그룹의 지주사 격인 한화의 재무 건전성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것도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한화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2024년 194.3%에서 지난해 209.6%로 상승했다. 여기에 오는 7월로 예정된 인적 분할이 실시되면 자본은 분산되고 부채는 남으면서 부채비율이 300% 안팎으로 치솟을 전망이다.
한화가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는 대표적으로 토지, 건물 등 부동산과 타법인 지분이 있다. 한화는 지난해 말 기준 투자부동산 3505억원, 토지 4080억원, 건물 1857억원을 보유하고 있고 타법인 출자금액은 총 5조9553억원에 달한다. 부동산 매각보다 현금화가 빠른 타법인 지분이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화가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 지분 1.28%(23만8358주)를 처분할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