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대리점 업계가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유통 구조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며 공급가 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한국석유유통협회는 6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최고가격제 도입 이후 정유사의 석유대리점 공급가와 주유소 직공급가가 동일해지면서 저장·운송·인건비 등 기본 유통 비용조차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석유대리점은 전국 약 4000여개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며 전체 주유소 공급 물량의 약 43%를 담당하는 핵심 유통 축이다. 그러나 가격 구조가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대리점은 사실상 손해를 감수한 채 공급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업계는 현 구조가 지속될 경우 도매 유통망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협회는 “대리점 사업자들은 현재 상황으로는 한 달도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유통 체계가 무너지면 주유소 공급 차질과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협회는 정유사가 석유대리점에 공급하는 가격을 주유소 최고가격보다 낮게 책정해 유통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아울러 정유사 손실 보전 정산 과정에서도 대리점 공급가 인하분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드 수수료 체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협회는 “매출액 대비 1.5% 정률제로 운영되는 현재 구조는 고유가 상황에서 카드사 수익만 늘리고 주유소의 가격 인하 여력을 제한한다”며 유가 수준에 따라 수수료율을 0.8~1.2%로 한시적으로 낮출 것을 제안했다.
협회는 “중동 전쟁이 조속히 종료돼 석유시장과 산업 현장이 정상화되길 기대한다”며 “업계 역시 자율적인 개선 노력을 병행하되 정부도 신중하고 균형 있는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변화된 시장 환경을 반영한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최고가격제 시행 이후 유통 구조가 크게 바뀐 상황”이라며 “손실 보전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대리점 유통비 산정에 어려움이 있지만, 대리점과 협의하며 별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happy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