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멈췄던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논의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포용금융’의 실질적 구현을 위해 특화된 인터넷은행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이정문(더불어민주당), 신장식(조국혁신당), 한창민(사회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 정책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학계와 금융 전문가, 금융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해 제4인뱅 인가 재개 여부와 향후 과제를 집중 논의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제4인뱅의 존재 이유를 ‘소상공인 포용’에서 찾았다. 여 교수는 “단순히 기존 시중은행이나 인터넷은행과 경쟁하는 또 하나의 은행은 의미가 없다”며 “매출, 세금, 거래 데이터 등 대안 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기반 신용평가 모델을 통해 기존 금융권에서 소외됐던 중·저신용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상공인 특화라는 본연의 취지를 잃지 않도록 인가 조건에 소호(SOHO) 대출 의무화 또는 가계대출 비중 제한 등 구조적인 안전장치를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제4인뱅이 지속 가능하려면 안정적인 자금 조달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하는 곳이기에 수신 기반 확보가 필수적”이라며 “기존 인뱅 3사와 달리 소상공인 특화 모델은 예금 확보 전략이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예비인가 탈락의 주요 원인이었던 자본력 미흡 문제도 다시 언급됐다. 현재 법정 최저 자본금은 250억원이지만, 실제 영업 안착을 위해서는 수천억원 규모의 증자 능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박성빈 금융위원회 은행과 사무관은 “은행업은 불특정 다수의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므로 사업자의 적격성과 금융시장 경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토론회를 주최한 의원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행정을 촉구했다. 민 의원은 “고금리·고물가로 고통받는 소상공인들에게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대적 과제”라며 “금융당국이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제4인뱅 추진 동력을 다시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중단됐던 제4인뱅 인가 절차가 재개될지 금융권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인가 심사에서 자본 조달 능력과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전산 인프라 안정성 확보를 재추진 성패를 가를 요소로 내다봤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