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절반,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 부담”

'현 정부 규제합리화 노력 만족스럽다' 63.8%
기업인, 안전규제·근로시간 규제 부담 커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의 성장사다리 복원 시급"

지난해 11월 27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열린 2025 적극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기업의 절반은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업들은 정부를 향해 공무원의 적극행정 면책 강화 및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 등의 규제혁신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최근 전국 50인 이상 517개사(응답기업 기준)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기업규제 전망조사’ 결과다. 경총은 지난 1월 20일부터 2월 10일까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14일 경총이 발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현 정부의 규제합리화 노력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3.8%로 집계됐다. 기존 규제개혁위원회가 규제합리화위원회로 변경되면서 위원장이 대통령으로 격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 남궁범·박용진·이병태 등 3명을 위촉하고, 규제합리화위원회 전체 위원수를 기존 25인 이하에서 50인 이하로 확대한 것도 긍정적 평가의 이유로 해석된다.

 

올해 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규제를 묻는 질문엔 ‘중대재해 처벌 등 안전 규제’라 답한 기업의 비율이 49.9%(복수응답)로 가장 높았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중대산업재해 발생 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한 사업주나 경영책임자에게 1년 이상의 징역형을 포함한 형사처벌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이 밖에 ‘근로시간 규제’(25.0%), ‘탄소중립 등 환경 규제’(15.5%), ‘상속세·법인세 등 세제 규제’(11.2%)가 부담이라는 답변의 비중도 비교적 높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기업이 올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규제혁신 정책에 대해 물은 결과, ‘공무원의 적극행정 면책 강화’라는 응답이 23.8%로 가장 많았다. 적극행정 면책제도는 공직자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성실하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결과가 잘못되었을 경우,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을 때 책임을 면제·감경해주는 제도다. 이외에도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22.2%), ‘의원 입법안 규제 영향분석제 도입’(18.1%), ‘메가특구 제도 신설’(16.3%), ‘규제샌드박스 실효성 제고’(16.3%) 등을 희망한다는 응답도 나왔다.

 

정부가 대규모 투자 지원에 나서 달라는 주문도 많았다. 글로벌 혁신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과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정부 보조금, 국부펀드 조성 등 대규모 투자 지원’이라는 응답 비율이 42.3%로 가장 높았다. ‘기술 인재 양성·확보를 위한 교육 개혁’(38.1%)과 ‘첨단산업·신산업 등 획기적인 규제 완화'(29.8%)를 희망한다는 답변도 많았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오늘날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은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면서 “AX시대, 각국이 AI·반도체·로봇 등 첨단산업 지원 총력전에 나선 상황에서 ‘제2의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혁신 기업을 배출하려면 정부의 압도적인 마중물 지원과 과감한 규제 혁파로 기업의 성장사다리를 복원하는 게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합리화 유공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왼쪽에서 다섯번째) 이 수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규제합리화 유공 정부포상 수여식에서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왼쪽에서 다섯번째) 이 수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오현승 기자 hs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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