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오늘(17일) 최종 결정한다.
지난 15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는 신 후보자의 정책 역량에는 큰 이견이 없었으나, 신상 및 도덕성 검증 과정에서 자료 제출 미비 등을 이유로 보고서 당일 채택에 합의하지 못했다. 한은 총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후 청문보고서가 당일 채택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이날 오후 3시 전체회의을 열고 신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의 건을 의결한다.
앞서 청문회 과정에서는 신 후보자 가족의 국적 및 거주지 관련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신 후보자의 장녀가 1999년 영국 국적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신 후보자가 2023년 12월 서울 강남구 논현동 아파트로 전입 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과거 한국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해 ‘내국인’으로 허위 신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는 주민등록법 제37조 위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신 후보자의 배우자와 두 자녀가 단독 국적자가 되는 과정에서 국적상실 신고를 장기간 지연한 점도 행정 절차 소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산 구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신 후보자가 신고한 총재산 82억 4102만원 중 해외 금융 자산과 부동산 등 외화 자산 비중이 약 55.5%인 45억 7472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자산만 놓고 보면 약 93%가 외화다.
야당 의원들은 환율 변동에 민감한 한은 총재가 원화 가치 하락 시 개인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신 후보자는 오랜 해외 생활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해명하면서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순차적으로 외화 자산 비중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임이자 재경위원장은 청문회 당일 미진했던 장녀 관련 건강보험 및 출입국 기록 등 추가 자료를 16일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신 후보자는 이후 장녀의 출입국 기록을 포함한 관련 자료를 모두 제출했다.
제출 자료에 따르면 장녀의 건강보험 사용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민생지원금 수급이나 청약 과정에서도 부당이득을 취득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보고서 채택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신 후보자가 당일 보고서 채택이라는 전례를 깨고 ‘사상 첫 1차 채택 불발’이라는 오점을 남겼지만, 국제결제은행(BIS)의 풍부한 경험과 매파적 통화정책 소신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보고서가 예정대로 채택되면 이재명 대통령의 임명 재가 후 신 후보자는 21일 공식 취임하게 된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