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6억 시대 재진입…어떤 신호로 읽어야 하나

사진은 최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뉴시스
사진은 최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 모습. 뉴시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다시 6억원을 넘어섰다.

 

전세시장 강세가 이어지면 자동적으로 이를 매매시장 반등의 선행 신호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반면 고금리와 대출 규제, 가격 부담 등으로 매수를 미룬 실수요가 전세에 머문 결과라는 해석도 있다. 전세가격 상승이 매매 수요 전환으로 이어질지 여부가 향후 서울 주택시장 흐름을 가를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149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5억9823만원보다 상승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6억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최근 상승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둘째 주 주간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7%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은 0.09%, 수도권은 0.14% 상승해 서울의 오름폭이 더 컸다. 서울 핵심지와 선호 생활권으로 전세 수요가 집중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전세가격 상승 배경으로는 공급 부족이 지목된다. 시장에서는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이 1만5000건대까지 감소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집계 시점에 따라 1만5427건, 1만5388건 등 수치 차이는 있지만 2년 전 3만건 안팎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흐름은 공통적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전세 강세를 매매시장 회복의 전조로 해석한다. 전셋값이 오르면 세입자 부담이 커지고, 일정 시점 이후에는 전세 대신 매수로 이동하는 수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시가 한국부동산원 공표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98.4로 전월보다 1.90%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15.7%였다.

 

다만 이를 시장 전반의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둘째 주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0% 올라 직전 주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강남3구 약세가 이어지고 용산도 하락 전환하는 등 지역별 온도차도 나타났다. 가격은 오르지만 상승 탄력은 둔화되고 거래는 위축되는 흐름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현재 전세 강세는 집값 상승 기대보다는 매수 유예 성격이 더 짙다는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서울시 분석에 따르면 3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4742건(4월 15일 기준)으로 집계돼 2월보다 17.7% 감소했다. 지금은 좀 더 기다려보자는 수요층이 많다는 의미다. 또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는 주택 소유자들의 경향도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3월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량(4월 15일 기준)은 9441건으로 전월(9511건)보다 0.7% 줄어든 반면 월세 거래량은 9312건으로 전월(8748건) 대비 6.4% 늘어났다.

 

결국 서울 전셋값의 6억원 재돌파는 상반된 두 신호를 함께 담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전세 부담이 누적되며 매매 전환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 전반으로 보면 지금은 집값 상승 기대가 빠르게 확산되는 국면이라기보다 매수 여건 악화로 전세 수요가 쌓이는 국면에 더 가깝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전세 6억 시대의 재진입은 서울 주택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비추는 동시에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비 부담이 다시 임계점에 다가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말했다.

 

김재원 기자 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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