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올해도 호실적 행진…사상 최대치 경신할까?

서울 시내의 한 국내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서울 시내의 한 국내 시중은행 ATM기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올해 1분기 합산 순이익 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고금리 기조 유지에 따른 이자이익의 견조한 흐름 속에 증시 활황으로 인한 비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주들이 올해 연간으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역대급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비이자이익 24% 급증…KB·신한·하나금융 ‘사상 최대 실적’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6조19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9.8% 증가한 수치로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6조원 시대를 열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지속되는 녹록지 않은 환경 속에서도 탄탄한 수익 구조를 증명해냈다는 평가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은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한 1조8924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리딩금융’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신한금융 역시 9.0% 늘어난 1조6226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으며, 하나금융도 7.3% 증가한 1조2100억원을 기록해 통합 이후 최대 실적을 냈다. NH농협금융은 비은행 계열사의 약진에 힘입어 21.7% 급증한 868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우리금융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 해외법인 관련 충당금 적립 등의 여파로 2.1% 감소한 6038억원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역성장했으나, 건전성 제고를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분석이다. 우리금융 측은 “중장기적으론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5대 금융의 1분기 비이자이익 합산액은 4조780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2%나 불어났다. 연초 증시 훈풍에 따라 증권 계열사의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은 순이익이 각각 93.3%, 167.4% 급증했다. 핵심 수익원인 이자이익 또한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전년 대비 5.3% 증가한 13조3817억원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기업대출 중심으로 자산 성장이 이뤄진 점도 수익 확대의 배경이 됐다.

 

서기원 KB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은 “시장 금리 상승으로 자산 수익률이 올라갔다”라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논의되는 만큼 올해 이자 마진은 계획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금융지주들, 연간 실적 경신 가시화

 

금융권은 금융지주들의 호실적이 1분기에 그치지 않고 연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가치 제고(밸류업)’ 기조에 발맞춰 금융지주들이 공격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은 다음달 중 보유  자사주 약 1426만3000여 주를 전량 소각하고 분기 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신한과 하나 역시 분기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주주친화 정책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를 유입시키며 금융주 전반의 리레이팅(재평가)을 이끌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연초 이후 증시 호조와 거래대금 급증이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확대된 투자자산에서 발생하는 배당 및 분배금 수익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며 비이자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은행 포트폴리오의 강화가 실적의 질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연구소 역시 “부동산 시장에서 자본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머니 무브’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증권 및 자산운용 계열사를 보유한 금융지주의 수익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 시점과 그 폭에 따른 마진 하락 압력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추가 충당금 적립 등 잠재적 리스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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