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두 곳에서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대출 사기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허위 사고와 가짜 납품 서류를 기반으로 자금을 빌린 뒤 상환하지 않은 수법으로 대출 취급액은 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 사기가 발생한 웰컴저축은행과 KB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현장 검사를 진행 중이다. 관련 대출 상당 부분이 부실로 이어진 정황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체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이 중 약 2000억원은 회수됐고, 피해 규모는 1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번 사건은 수입자 부품업체와 정비업체 관계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자동차 사고가 발생한 것처럼 꾸민 뒤 고가의 부품을 납품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해 금융회사로부터 대출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만기가 돌아와도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사기 과정에서는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수리비 청구 시스템인 차량 수리비 청구 및 손해사정 시스템(AOS)이 활용됐다. 해당 시스템은 보험사와 정비업체, 부품업체가 사고 차량 수리비를 온라인으로 정산하는 구조다. 정상적인 경우 차량 수리가 완료되면 보험사가 비용을 지급하고 이를 통해 대출도 상환된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이 시스템을 악용해 실제 거래가 없는 견적서를 발급하거나 매출액을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매출채권을 보유한 것처럼 꾸민 뒤 이를 담보로 저축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을 웰컴저축은행으로 지난해 이상 거래를 자체적으로 인지하고 금융당국에 신고했다. 현재까지 추산된 손실 규모는 약 900억원으로 전액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해당 대출은 취급이 중단됐으며 관련 업체에 대한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900억원은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최대 금액으로 현재 회수 중인 상황”이라며 “실제 (피해) 예상금액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KB저축은행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나타났다. 피해 규모는 약 45억원 수준으로 파악되며 KB저축은행 역시 차주의 기망 행위가 의심되는 대출을 부실로 인식하고 관련 금액을 전액 충당금으로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지난해 11월 웰컴저축은행에 대한 현장 검사를 종료했으며, KB저축은행에 대해서는 현재 검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 업권 전반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동차 부품 매출채권 관련 전수 점검에서는 현재까지 두 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동일 유형의 사기 대출 사례는 추가로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의 검사 결과와 경찰 수사 이후 해당 사안이 기관 제재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이주희 기자 jh224@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