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올해 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조치가 9일로 종료된다. 해당 제도는 쉽게 말해 주거용이 아닌 투자용으로 집을 여러 채 보유한 다주택자는 세금을 더 내는 것으로, 2021년 체계가 완성됐으나 지금까지 계속 시행이 미뤄져왔다.
지난해 6월 집권한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최근까지 여러 공식 석상에서의 발언과 SNS 글을 통해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 과정에서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불로소득’, ‘청년들의 피눈물’, ‘집 없는 달팽이’와 같은 뼈 있는 표현들로 의지를 드러냈다. ‘부동산 정상화’를 향한 이 대통령의 뚝심이 담긴 발언들을 톺아봤다.
◆“망국적 부동산 정상화… 계곡정비보다 쉬워”
이 대통령은 1월 30일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망국적 부동산의 정상화가 불가능할 것 같은가. 표 계산 없이 국민을 믿고 비난을 감수하면 될 일”이라며 “이는 5000피(주가지수 5000 달성), 계곡 정비보다 훨씬 쉽고 더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보다 앞선 1월26일 엑스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를 예정대로 종료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야권과 일부 언론 등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내자 이날 SNS를 통해 드라이브를 예고한 것. 1월27일 달성한 국내 증시 5000피 돌파, 2018~2019년 경기도지사 시절 도내 계곡 불법 설치물 철거 사업 등 성과에 빗대며 의지를 드러낸 표현이었다.
◆“망국적 투기 두둔 왜?… 정부 ‘억까’ NO”
이 대통령은 2월1일 엑스에 ‘혼돈의 주택시장, 다주택 규제의 10가지 부작용’이라는 제목의 한 언론사 기사를 공유하면서 “부동산 투기 때문에 나라 망하는 것을 보고도 왜 편을 드는 것인가”라는 글을 썼다.
특히 해당 기사에서 다주택자들의 세금 부담에 대해 ‘날벼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을 인용하면서 “날벼락 운운하며 정부를 부당하게 이기려 하지 마시고, 그나마 우리 사회가 준 중과세 감면 기회를 잘 활용하기 바란다. 아직 100일이나 남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바라건대 망국적 투기를 두둔하거나 정부에 대한 ‘억까’는 자제해달라”고 강조했다. 억까는 신조어 '억지로 까는 것'의 준말로, 타당한 이유 없이 비난하는 것을 의미한다.
◆“높은 주거비용에 결혼·출산 포기… 수백만 청년의 피눈물”
억까와 같은 젊은 층들이 주로 사용하는 단어를 국가의 수반이 사용한 것은 청년층의 가장 큰 고민 중 하나가 주택이라는 점도 고려가 되었을지 모른다. 이 대통령은 2월3일 엑스를 통해 ‘다주택자 눈물 꺼낸 보수·경제언론…정부 부동산 정상화가 문제?’라는 제목의 기사 링크와 함께 “불로소득을 얻겠다는 다주택자의 눈물이 안타까운 분들께 묻는다. 높은 주거비용으로 결혼·출산을 포기하는 수백만 청년의 피눈물은 안 보이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돈이 마귀라더니, 설마 마귀에게 최소한의 양심마저 빼앗긴 것은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그 엄중한 내란조차 극복하고 새롭게 출발하는 위대한 대한민국인데, 이 명백한 부조리인 부동산 투기 하나 못 잡겠느냐”고 윤석열 정부 당시 12.3 비상계엄과 이어진 탄핵, 정권교체를 언급하기도 했다.
◆“집 팔라고 강요 안해… 손해 감수할지는 각자 선택”
이 대통령은 2월14일 ‘저는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추구할 뿐, 집을 팔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글을 엑스에 올렸다. 전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부동산 겁박을 멈추라'고 비판한 발언을 다룬 기사를 첨부하면서였다.
이 대통령은 “자가 주거용 주택소유자는 보호하되, 살지도 않는 투자·투기용 주택이나 다주택 보유자는 무주택 청년과 서민에게 피해를 입히니 그에 상응한 책임과 부담을 지는 것이 공정하다”며 “강요하지 않는다. 집은 투자·투기용도 보다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니 그 반대의 선택은 손실이 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뿐이다. 손해를 감수할지, 더 나은 선택을 할지는 각자의 자유”라고 썼다.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해체… 넘지 못할 벽 아니다”
이 대통령은 2월2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사회 모든 영역에서 국가 정상화가 조금씩 진척되고 있다”며 “한 때는 불가능해 보였던 자본시장 정상화가 현실이 되고 있는 것처럼 망국적인 부동산 공화국을 해체하는 것 역시도 결코 넘지 못할 벽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서울 지역에서 상당폭의 집값 하락이 나타나고 주택 매물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전셋값 상승률도 둔화 중이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아이들 키우며 젊은 시절 보낸 집… 개 눈엔 뭐만 보인다더니”
2월27일 이 대통령은 김혜경 여사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분당구 아파트를 전년도 실거래가 및 현재 시세와 비교해 저렴한 가격에 매물로 내놨다. 이날 이 대통령은 엑스에 ‘이 대통령이 내놓은 분당 아파트에 대해 매매 가계약이 이뤄졌고 시세차익은 25억원가량’이라는 내용의 한 매체 기사를 공유하며 “개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내가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이미지를 씌워주고 싶기라도 한 것인가”라고 썼다.
그러면서 “1998년에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 집이자, 아이들을 키워내며 젊은 시절을 보낸 집이라 돈보다 몇 배나 애착이 있는 집”이라며 “앞으로 퇴임하면 아이들의 흔적과 젊은 시절의 추억 더듬어 가며 죽을 때까지 살고 싶었던 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돈 때문에 산 것이 아니듯, 돈 때문에 파는 것도 아니다”라며 “부동산 정책 총책임자로서 집 문제로 정치적 공격거리를 만들어 주는 것보다 만인의 모범이 돼야 할 공직자의 책임을 다하고자 파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청와대 참모들도 직접 거주하지 않는 집을 매물로 연이어 내놓은 가운데 앞서 이 대통령의 분당 아파트를 ‘재건축 로또’라고 표현하며 압박했던 장동혁 대표 역시 이 대통령의 결정 이후 주택 6채(지분 포함) 중 4채를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투기하면 손실 되도록 규제… 정부 의지 있으면 가능”
이 대통령은 3월1일 싱가포르·필리핀 순방길 도중 싱가포르 도착 후 엑스를 통해 “집을 사 모으거나 팔지 않는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사는 것이 이익이 되도록 정부가 세금, 금융, 규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과거와 같은 선택이 손실이 되도록 세금, 금융, 규제를 철저히 설계할 것이고 그 어떤 부당한 저항과 비방에도 흔들림 없이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는 좁은 국토에 국민소득이 1인당 10만 달러에 가깝지만 부동산 투기로 국민들이 고통 받거나 국가 발전이 저해되지 않는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썼다.
◆“다주택 공직자 부동산 정책서 배제… 집 없는 달팽이 안돼”
이 대통령은 3월22일 엑스에 올린 글에서 “주택과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 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보유자를 배제하도록 청와대와 내각에 지시했다”며 “주택 보유가 많을수록 유리하도록 세제·금융·규제 정책을 만든 공직자들은 지금부터라도 부동산 정책에서 배제하는 게 타당하지 않겠느냐”고 썼다.
그러면서 “집이 있어야 살림도 하고 결혼해 아이 낳아 기르기도 할 것 아니겠느냐”며 “몇몇의 돈벌이를 위해 수많은 이들을 집 없는 달팽이처럼 만들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여러분 의견은 어떠신가요”라고 국민의 의견을 묻기도 했다.
◆“부동산 불패 신화? 그런 신화는 더 이상 없다”
이 대통령은 유예 종료를 사흘 앞둔 6일에도 엑스를 통해 부동산 전문가와 공인 중개사들 절반 가량이 집값 하락을 전망했다는 취지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부동산 불패? 이제 그런 신화는 없다”며 “계곡 불법시설 정비, 주식시장 정상 회복처럼 대한민국의 모든 것들이 정상을 되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재림 기자 jam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