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축포에 가려진 그림자] K증시의 현주소…반도체 쏠림과 양극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코스피가 8000선에 육박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의 비중이 급격히 커지면서 인공지능(AI)·반도체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내수 업종 약세와 중소형 주도주 부재로 ‘K자형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전날 종가 기준 총 3068조6430억원(삼성전자 1660조3431억원·SK하이닉스 1408조299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 6423조원의 약 48%로 사실상 절반 수준이다. 코스닥·코넥스를 포함한 국내 증시 전체 시가총액 7083조원 대비로도 약 43%에 달한다.

 

◆코스피 82% 급등에도 코스닥 24%

 

지난 1월 2일부터 전날까지 코스피는 반도체와 AI 관련 대형주 강세에 힘입어 82.01% 급등했다. 하지만 코스닥은 24.47%에 그치며 상승 강도가 3배 이상 차이나는 등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업종별로 보면 코스피에서는 전기·전자가 140.41% 상승했다. KRX 반도체도 136% 수준으로 올라 시장을 이끈 핵심 섹터로 나타났다. AI·반도체 수요 기대를 반영한 정보기술(IT)도 강세를 보였고, K200 정보기술은 154%, KRX 정보기술은 138% 각각 상승했다. 반면 성장주 차익실현과 수급 약화 영향으로 제약은 -20%, KRX 헬스케어는 -20.01%, 전기·가스는 -36.91% 하락했다.

 

코스닥에서는 대형주 23.26%, 중형주 31.93%, 소형주 22.44%, 글로벌 31.03% 등으로 전반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술성장기업부는 6~11% 수준의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 150 정보기술은 72.04% 상승하며 예외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오락·문화는 -27.44%, 코스닥 150 커뮤니케이션서비스는 -20~27%, 제약도 -24.98% 내리며 약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 상반기 주도는 AI·반도체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와 코스피에 대한 쏠림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코스피는 4100선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체 시장 가운데 올해 고점을 경신한 업종은 3분의 1에 불과하다”며 “전쟁이 마무리되더라도 소비주와 코스닥 소외 현상은 상반기 내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 데이터센터와 관련성이 낮은 산업에 대한 접근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역시 대형 기술주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구조적 수요가 명확하고 실적이 확인되는 업종 중심의 강세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또한 “반도체와 함께 전력기기를 주요 AI 인프라 수혜 업종으로 꼽으며, 증권·방산·신재생에너지 업종이 보조 투자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살려야…정부 정책 주목

 

코스닥 시장 부진은 신뢰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횡령·배임 사건과 부실 상장 사례가 반복되면서 투자자 불신이 커졌고, 이른바 ‘좀비기업’ 증가가 코스닥 시장 전반의 이미지를 악화시켰다.

 

최근엔 삼천당제약이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계약 구조 논란과 주가조작 의혹 등이 제기됐고, 한국거래소는 공정공시 의무 위반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다. 코스닥 시총 2위 기업인 알테오젠가 코스피 이전 상장을 추진하려는 것도 시장 위축 우려를 사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활성화를 위해 ‘승강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코스닥 기업을 프리미엄·스탠더드·관리군 등 3개 세그먼트로 분류해 연기금 투자와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자금을 유입시켜 코스닥 내 기업들을 우량주로 성장시키려는 목적이 있다. 시장에서는 패시브 자금 유입이 우량 기업들의 코스피 이전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통합계좌 허용까지 추진되면서 해외 투자자의 국내 증시 접근성을 높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코스닥 승강제와 국민성장펀드, 외국인통합계좌 등을 통해 자금 유입을 유도하며 코스닥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상반기 동안 대형주 쏠림 현상은 불가피하겠지만, 현재로서는 정책 효과를 기대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현민 기자 jhm31@segye.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egye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